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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량지원 결국 기댈 곳은 남한…느슨해진 국제사회 압박도‘한몫’
北 적극적 대화공세…의도·배경 뭔가
“북남 사이에 조성된 엄중한 사태를 극복하며 민족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협상을 정중히 제기했다. 북과 남의 의원들이 논의한다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의 활로를 열어가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지난 14일 우리 국회에 보낸 서한이다. 불과 수일 전 모처럼 마련된 대화테이블을 뒤엎고 나갔던 북한 김정일의 이 같은 태도는 식량난과 민심이반 사태 해결책은 결국 남한의 대규모 지원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게 안정적으로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당장 쌀을 구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외부 사회로부터 지원을 얻기 위한 북한의 움직임은 당국이 주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여력, 즉 계획경제 부문의 경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내부 갈등 조장도 김정일이 대화 공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이다. 실제 연평도 도발 직후 잠잠했던 한국 내 대화론은 올해부터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날 북한의 서한을 받은 국회도 “사과 없이 대화도 없다”는 정부 여당과 “일단 만나서 이야기해 보자”는 일부 야당으로 갈라진 모습이다.

대북 제재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국제사회의 모습도 김정일이 올해 적극적으로 대화론을 펼치는 배경 중 하나다. 미국과 한국, 일본이 지난해 이후 북한 압박에 강한 공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들 3국의 올해와 내년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결국 각자의 길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및 핵 비확산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만 대화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때문에 북한의 대화 공세가 지속되더라도 진정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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