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새우등에 목 디스크 터진다.
회사원 박미진(29세)씨는 만성적인 어깨통증과 두통으로 시달리고 있다. 어느 날 회사 동료로부터 등이 굽어보인다는 말을 듣고, 박 씨는 깜짝 놀라 자신의 체형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등과 목의 이음부가 툭 튀어나오고 어깨가 앞으로 굽은, 소위 말하는 새우등 체형을 보며 박 씨는 혹시 어깨 통증이 자세에서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목 디스크는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제일 먼저 척추의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로 새우등을 들 수 있다. 어깨가 앞으로 굽는 새우등은 대부분 목이 앞으로 빠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생기기 십상이다.

척추관절전문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이진훈 원장은 “목이 앞으로 빠져 있는 빠진 목의 경우, 경추(목뼈)가 계단 같은 모양을 하게 된다. 그러면 척추체 사이에 신경이 있는 추간공이 좁아져, 디스크가 조금만 돌출되어도 신경을 압박하게 되어 디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어깨가 앞으로 굽으면 자연스럽게 목을 앞으로 떨구게 되는 새우등 체형은 ‘빠진 목’증상도 동반하고 있어 디스크에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일자목 역시 디스크에 취약하다. 정상인 목은 자연스런 C곡선을 유지하는 반면에, 일자목은 뻣뻣한 일자 형태로 목 주변의 근육에 유연성을 잃고 경직되어 있다. 그리고 목 뼈 자체에 커브가 없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근육으로 충격을 분산시키지 못하고 목 디스크로 충격이 집중되어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를 확률이 커진다.

목의 모양새뿐만 아니라 어깨 높낮이의 차이가 심한 사람도 목뼈의 변형을 의심해봐야 한다. 허리가 좋지 않아 골반의 높낮이 차이가 나거나, 한 쪽 팔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한쪽 근육만 발달하는 경우에 한쪽 어깨만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좌우 어깨의 높낮이가 다르면 어깨가 낮은 쪽으로 목뼈가 휘게 되고, 휜 쪽의 디스크는 지속적인 압박을 받게 되어 결국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기게 된다.

정상적인 C곡선을 가진 사람들보다 새우등, 일자목, 빠진목 등은 경추의 퇴행성변화가 빠르고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튀어나올 우려가 있다. 따라서 본인이 목 디스크 위험체형이라면 다음과 같은 행동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우선 높은 곳을 올려다보는 행위는 금지. 유리창 닦기, 높은 선반에서 물건 내리기, 공연장에서 무대 올려보기, 전구 갈아 끼우기 등이다. 이렇게 턱이나 고개를 치켜드는 자세는 좁아진 신경관을 더욱 압박해 목 디스크가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는 목을 앞으로 뺀 채, 컴퓨터, TV,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이다. 일반적으로 목이 1인치 앞쪽으로 나오면 뒷목 근육에는 20kg의 긴장이 부하되기 때문에 목을 앞으로 향할수록 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점점 커지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MP3나 헤드폰을 목에 거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가끔 목을 옆으로 세게 회전시키면서 우두둑 소리를 내며 시원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목 건강에 있어 나쁜 습관이다. 이는 목 관절의 일부가 어긋나면서 뼈가 마찰되어 나는 소리로, 자꾸 반복하게 되면 관절에서 뼈가 웃자라나 신경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은 바로 “한 쪽으로만 행하는 동작” 들이다. 한쪽으로 전화 받기, 한쪽으로 가방을 매거나 다리를 꼬는 습관은 목뿐만 아니라 척추 전체를 휘게 만드는 위험한 습관이다.

목 디스크 역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목 디스크는 어깨 통증과 두통, 손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때로 중풍이나 뇌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목 디스크를 제대로 구분하기 위해서 손의 증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어깨나 목의 통증 이외에 손바닥이 뜨겁거나 차가워지는 등의 감각 이상, 고무팔처럼 무감각하게 느껴질 때, 혹은 고개를 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심하고, 잘 젖혀지지 않는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초기 목 디스크 치료는 물리치료, 견인치료 등과 같은 보존적 치료 방법을 시행하는데,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감압신경성형술을 시행하게 된다. 방법은 간단한 국소마취 후에 환자는 엎드린 상태에서 가느다란 관을 통해 병변 부위에 약물을 투입하여 유착이나 염증 반응을 안정시켜 통증을 줄이게 된다. 시술시간이 짧고, 큰 절개가 없어 목 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손에 마비 증세가 심하거나 이러한 치료에도 별 효과가 없을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목 디스크 수술을 위해 목뼈 일부 및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골반 뼈 등을 이식해 금속판으로 고정하는 큰 수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척추공) 주위로 발생한 디스크인 경우 그 구멍을 넓혀 디스크를 제거하는 미세현미경확장술이 개발되어 부담이 줄어들었다.

많은 환자들이 목에 있는 경동맥, 식도, 기관지, 성대 등 중요한 조직이 잘못되지는 않을까 부담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목 디스크 수술은 피부 절개후 경추까지 접근하는 것이 허리보다 용이하고, 절개면도 목주름을 이용해 1~2cm정도 작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