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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곳에 가고싶다>겨울꽃일까 봄꽃일까... 동백꽃 여행
3월이다. 아직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기엔 무리지만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촉촉한 기운이 스며들고 쌀쌀맞던 바람결도 부드러워졌다. 가만히 있어도 제 발로 찾아올 봄인데, 틈만 나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봄이 먼저 당도해 있는 곳으로 봄맞이를 가고 싶어서다. 이번주 말 봄맞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동백꽃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거제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겨울에도 푸르다(冬柏)’는 뜻에서 유래한 동백은 늦겨울부터 피기 시작해 초봄인 3~4월에 절정을 이룬다. 새색시 볼연지같이 붉은 꽃잎은 겨우내 대지를 휘감았던 회색빛을 물리치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동백꽃 여행지로는 거제 지심도가 제일이다. 지심도는 섬을 뒤덮은 숲의 60~70%가 동백나무다. 이 무렵이면 섬 전체가 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어, 지심도라는 이름 대신 동백섬이라 불릴 정도다. 

지심도에 닿으려면 장승포항 지심도터미널로 가서 하루 5회 왕복하는 배를 타야 한다. 장승포항 출발시각은 오전 8시30분ㆍ10시30분, 오후 12시30분ㆍ2시30분ㆍ4시30분이고, 지심도 선착장 출발시각은 오전 8시50분ㆍ10시50분, 오후 12시50분ㆍ2시50분ㆍ4시50분이다. 장승포에서 지심도까지 건너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 정도다.

당일 여행이라면 장승포항에서 지심도로 갔다가 옥포대첩기념공원을 들러 해금강 드라이브로 마무리할 것을 추천한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추가해도 무방하다. 1박2일 여행이라면 첫째 날은 지심도에 도착해 학동몽돌해변 산책하고 해금강을 둘러본 뒤 저녁때 여차~홍포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해보자. 둘째 날은 해상관광유람선을 탑승한 뒤 옥포대첩기념공원,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청마 유치환 선생 생가, 산방산비원 등에 들러보면 좋다.

지심도는 15가구가 오순도순 모여 사는 작은 섬마을이라, 볼 거라곤 자연밖에 없다. 개발로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원시림에는 동백꽃과 더불어 후박나무, 자귀나무, 대나무 등 37종의 난대성 수목들과 식물들이 고르게 자생하고 있다. 

동백꽃에 기분 좋게 취하는 방법은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선착장에 내려서면 동백하우스펜션~폐교 운동장~국방과학연구소~활주로~해안전망대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보인다. 해안선 길이가 3.7㎞ 정도라 느릿한 걸음으로도 두 시간이면 일주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다.

작은 섬마을이지만 한때 겪었던 역사의 아픈 흔적도 남아 있다. 탄약고를 비롯해 포진지, 서치라이트 보관소, 활주로, 일본기 게양대 등 일본 강점기의 잔재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동백나무 숲길은 해안전망대로 이어진다. 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해안절벽지대는 기기묘묘한 바위의 형상이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옥포만이 굽어 보이는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승전고를 울린 옥포대첩을 기념한 곳이다. 계도어촌체험마을에서는 계절별로 바지락 채취, 고둥잡이 체험, 전어잡이 등 다양한 어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용한다. 

동백꽃 여행을 마친 뒤에는 장승포동에서 해금강까지의 약 70리에 이르는 14번국도 드라이브 코스를 놓치지 말자. 눈앞에 와현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학동 흑진주 몽돌밭, 학동 동백림, 바람의 언덕, 신선대 같은 명소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해금강에 도착하면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등 이름도 재미난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반드시 유람선을 타고 바위틈으로 들어가 깎아지른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십자 모양의 십자동굴까지 감상하자.

김소민 기자/som@heraldcorp.com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거제시청)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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