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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걸음 집값, 바람(?) 날까
지방, 소형 전세 후폭풍 서울, 수도권 디커플링 전세가비율 60%대 분수령 내년 선거도 주목
목 타던 전세시장이 잦아드는 양상이다. 전세난 발원지인 강남, 목동 등 일부 지역의 학군 수요가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 외곽을 비롯해 지방 대도시권은 여진이 계속되면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차츰 둔화될 전망이다.
2월 계약 성수기를 맞아 반짝장세를 보였던 매매가 역시 재차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수급불안정과 과잉유동성, 정책지원 등의 상승 환경보다 금리상승, 리비아 등 중동사태, 대북 불안심리에 따른 하락 분위기에 무게가 실리면서 상승 동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 신규분양시장이 꽃샘추위 속에서 활기를 띠었지만 청약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부동산가의 관심은 전세가 추가 상승 여부와 매매가 후행 동조(커플링)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전세 파동이 결국 매매가 상승을 동반해온 것이 과거 주택시장 기본 패턴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88년 올림픽 이후, 97년 외환위기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 3차례의 가격 사이클이 모두 이 같은 유형이었다. 1~2년간의 전세가 상승이 후행적 집값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학습효과가 시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부산 등 일부 지역과 중소형 아파트에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대략 60%를 넘어서면 전세층의 매수시장 가담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유 있는 선택적 전세수요층이 먼저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축적된 전세시장 에너지가 매매시장으로 분출되는 것이다. 60%의 전세보증금에 10~20%의 여유자금, 나머지 20~40% 대출로 매입할 경우 레버리지 효과가 떨어진다 해도 매수 부담이 크지 않다.
소가구 현상 등으로 향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아파트에 매수세가 가담, 상승폭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향후 전세 문제는 쉽사리 매듭 지어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저성장과 인구ㆍ자산구조의 변화, 주택보유율 증가, 금리 추세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안팎의 종속변수는 임차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면 아래로 잠복한 전세 문제가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여름부터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렇게 볼 때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주택시장은 전세와 매매시장의 세대결이 반복된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세력의 균형을 깨는 주 요인의 발생이다. 예컨대 수급불안이 생겨나면 주택시장의 무게중심은 매매시장으로 옮겨붙게 마련이다. 임차주택 부족난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매매가로 연결된다. 지방권, 소형아파트와 달리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45~50% 수준에 불과한 서울 수도권 중대형 집값이 동요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올 입주물량은 아파트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최소한 3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의 물량도 올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2년 동안 공급이 급격히 위축된 결과다. 이는 세력균형을 깨는 절대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여기에 내년 선거철 역시 변수다. 정치가 경제정책을 압도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의 선거판은 부동산정책 평가의 장일 수 있다. 지난 6ㆍ2 지방선거가 이를 말해준다. 세력균형을 깨는 또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집값 불안의 그림자가 점차 짙게 드리워지는 게 현실이다. 갈 길이 바쁜 정책은 여전히 헛손질이다. 아직 기준금리 인상, 구매력 약화 등 환경적 요인이 매매시장을 짓누르고 있으나 그 여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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