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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 일본 지진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일본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정확한 충격파를 분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부분적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새로운 글로벌 위기 요인으로 등장할 만큼 부정적 효과가 커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적으로는 일본 내 산업시설 피해규모와 생산 추이, 엔화 변동성에 따라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당분간 실물보다는 국제금융시장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금융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경제 부정적 영향 예상보다 덜해=전문가들은 일단 중동 정정 불안에 따른 고유가,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세계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현재까지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이 대표적이다. 대지진 당일 금융지표를 보면 아시아는 불안감 증대로, 유럽은 재보험사의 실적 악화 우려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세계의 금융 중심지라고 할 미국의 금융지표는 오히려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오히려 급속한 약세가 우려됐던 엔화는 일본 투자가들이 해외자산을 본국으로 송금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강세를 띠었고, 국제유가와 곡물가도 하락하는 모습을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지진 당일 중동과 유럽에서 호재가 나왔기 때문에 미국은 초반 금융지표가 출렁거리다가 중반부터 호전되기 시작했다”며 “현재로선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지진 피해를 충분히 감내할만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국제적 신뢰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일본의 지진 피해가 이제 막 집계되기 시작한 상황인데다 강도 높은 여진이 이어지고 원전 폭발 우려 등이 남아 있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을 속단하긴 어렵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김양희 박사는 “여진치고는 진도가 높은 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일본의 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원전 불안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는 향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배 대지진보다 경제적 피해 줄듯=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지진이 일본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 보인다.

이번 지진피해가 집중된 도호쿠(東北) 지역의 경우 자동차, 석유화학, 제철 시설이 있긴 하지만 주택, 건물, 인프라에 피해가 집중되고 고베에 비해 산업밀집도가 낮아 생산시설 피해는 덜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오히려 지진 피해 재건을 위한 산업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박사는 “지진피해와 재건 효과를 가감하면 성장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베 대지진 당시 일본의 피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2.5%인 1400억달러에 달했지만, 해당 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로 직전 분기 성장률 2.7%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물가 상승률도 안정적 상황이었고, 엔화 환율은 오히려 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흐라베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지진은 일본 재정적자 우려를 가중시키겠지만 심각한 문제없이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세계 경제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피해 재건 효과를 감안할 경우 이번 대지진이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 1.2%를 0.2% 포인트 가량 갉아먹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경제 영향 업종별 차등화..국제금융시장이 변수=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업종별로 차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시장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인 일본 내 자동차 및 석유화학 생산시설의 가동이 상당수 중단된 상태여서 단기적으로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박사는 “자동차나 석유화학 등 생산이 적어도 한달간은 중단될 수 있고, 여진에 따라 반도체 생산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내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품목 중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ㆍ소재, 철강, 중화학 부품 등은 수급 차질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 또 일본의 민간 소비 위축이 일어날 경우 관광산업은 직접적 타격이 우려되는 분야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식경제부가 부품 재고조사를 했는데 단기적으로 충분한 재고를 갖고 있다고 한다”며 단기적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920억달러에 달하는 제2의 교역 상대국이어서 일본의 대지진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민간소비 위축 등 교역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없지 않다.

대지진으로 인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히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등 현재로선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본관 박사는 “1995년 고배 대지진 때도 엔화는 3개월간 20% 평가절상됐다”며 “당분간 엔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이 중동 정정불안,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의 대지진 여파가 확산될 경우 국내금융시장이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의 경우 실물보다는 금융 쪽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선 원화 환율이 요동칠 정도로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지만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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