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수부가 저축은행 비리 밝힐까
대검찰청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그룹 계열 저축은행과 이들 회사 경영진 및 대주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어 16일에는 춘천과 광주지검이 도민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특히 권력형 부정축재 등 대형 비리를 수사하는 중수부가 직접 나선 이면이 주목된다.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정ㆍ관계 로비 개입 여부와 특혜 의혹 등 저축은행 비리가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반증이다.

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는 새삼스럽지 않다. 올 들어 영업정지된 8개 저축은행의 부실화 과정은 모두 비슷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무리하게 돈을 댔다가 경기 침체로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면을 보면 이는 곁가지로 핑계일 뿐이다. 서민들의 예금을 개인금고처럼 여긴 대주주 전횡이 더 큰 부실 요인인 것이다. 대주주와 경영진이 짜고 불법으로 거액을 빼낸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이 남의 명의를 빌려 대출을 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한 대주주도 있다고 한다. 대검 중수부가 나선 만큼 대주주의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 바로잡아야 한다.

차제에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대처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달 초 국회는 예금보험기금 내에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만드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은행과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서 조달하는 기금 중 일부를 특별계정에 쌓고 정부 출연금을 더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자금으로 쓰기 위해서다. 다른 금융권과 국민세금으로 뒷감당을 해주다 보니 저축은행의 버릇이 더 나빠졌다. 이런 부실과 구제의 악순환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4대 금융지주회사의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유도하고 있다. 기존 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의 장점을 잘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본질은 아니다. 우선 대주주들의 경제적 사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외국 등으로 돈을 빼돌린 경우 끝까지 추적, 환수하고 불법 사실은 당연히 사법처리해야 한다. 또 예금자 보호 범위도 일괄적으로 5000만원으로 할 게 아니라 금융기관별, 우수 저축은행별로 차등화해야 맞다. 모범적 우량 저축은행이 엉터리 저축은행과 같은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저축은행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정책·감독 당국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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