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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궐의 달빛을 품다
“하얀 달이 숲속에서 빛나고/ 가지마다 나뭇잎 사이로 지나는 바람/ 아, 사랑하는 이여/ 연못은 거울이 되어 비춘다/ 바람에 흐느끼는 검은 실버들의 그림자들/ 자, 이제는 꿈을 꿀 때/ 포근한 고요가 넓게 퍼져 내려온다/ 달빛을 쏟아내는 하늘에서/ 아, 뭐라고 할 수 없는 순간이여” <폴 베를렌, ‘하얀 달’>

이미 120여년 전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는 달을 찬미했다. 1890년 그의 손에서 태어난 피아노곡집 ’베르거마스크 모음곡’ 중 제3곡이 바로 '달빛(Claire de lune)'이다. 드뷔시가 상상한 달빛이 내려오는 밤의 거리는 느린 안단테의 이 피아노곡 안에 모두 담겨있다.

달빛이 비치는 밤의 풍경을 인상주의적 화음으로 표현한 드뷔시, 당대 문학과 미술에 많은 영감을 받았던 만큼 그의 ’달빛‘은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이며 랭보의 연인이었던 폴 베를렌(1844~1896)의 시 ’하얀 달‘에서 인용한 것이다. 두 세기 전 음악으로 찬미하고 문학으로 읊조렸던 그 달빛을 2011년 서울에서는 3만원으로 품을 수 있게 됐다. 

역사문화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창덕궁 달빛기행’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문화재청은 17일 “궁궐의 아름다운 밤 풍경과 고품격 역사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 ’창덕궁 달빛기행‘을 4~6월, 9~10월 보름을 전후해 총 18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달빛기행은 2시간 정도 진행된다. 돈화문, 진선문, 인정전, 낙선재, 부용지, 연경당, 후원 숲길을 돌며 궁궐의 야경과 달빛을 감상하고 전통공연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에서는 문화재 훼손 방지와 안전을 고려해 참가인원을 120명으로 제한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의 참여 날짜를 분리하고 있다.

내국인 참여일은 4월 16~18일, 5월15~17일, 6월 15~16일, 9월 12일, 10월 11~12일이며 외국인 참여일은 5월 18~19일, 6월 17일, 9월 13일, 10월 8~10일로 결정됐다. 외국인 참여일 가운데에는 일본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 여파로 참가자가 감소할 것을 예상해 상반기 외국인 대상 3회(5월18일, 19일, 6월17일)에 한해 예약 잔여분을 내국인에 할당할 계획이다.

관람시간은 저녁 8~10시(10월은 저녁 7~9시)며 참가비용은 3만원이다. 참여 신청은 내국인은 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www.chf.or.kr) 내 예약결재시스템에서 하고, 방한 외국인(관광객) 중 일본인은 코네스트코리아(www.konest.com)를, 구미주 및 중국·동남아인은 권역별 해당 인바운드 여행사를 통해 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문화재보호재단 예약 전화(02-3011-2158)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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