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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TI규제 완화 종료 D-10>서울 전방위 쇼크...강북 강남 매수세 추풍낙엽
“3월 들어 완전 죽었어요. 계약서까지 준비해놓고도 강북에 집 안 팔려서 포기한 게 이달 들어 서너건은 될 겁니다”

지난 21일 찾은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이곳 부동산 시장에는 또다시 겨울이 찾아 온 분위기였다. 찾아 오는 손님이 뜸해지자 중개업자들은 중개업소 한 곳에 모여 씁쓸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들은 ‘강북이 뚫려야 강남이 통하는데 그게 딱 막혔다’고 전했다.

같은 날 노원구 상계동에서는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내려앉아 전세난이 가중되지나 않을지 걱정이 이어졌다. 상계동 K부동산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 끝나는 마당에 금리까지 올랐는데 누가 돈 빌려서 집사겠어요. 예전처럼 그냥 전세로 눌러 앉으려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고 한탄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완화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내달부터 원상회복시키기로 원칙 합의하면서 다소 살아나는 듯 했던 부동산 시장에 다시 ‘거래 실종’이라는 직격탄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DTI완화를 딱 열흘 앞둔 시점에 강북에서 막힌 거래 탓에 강남까지 시장이 침체되며 서울 전방위적으로 ‘DTI 쇼크’를 맞고 있었다.

▶대출규제부활, 금리인상, 재건축연한 유지 악재 겹겹=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 도봉, 강북 소위 노도강이라 불리는 이들 지역 1월 아파트 거래량은 1035건에서 2월 434건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뒤 3월 21일까지 57건으로 급감했다. 불과 2개월 사이 거래량이 95% 가까이 감소한 것. DTI 규제완화 종료 시점이 엄습해올수록 매수세는 급격히 떨어지며 이는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 노원구 상계신동아 아파트 전용84㎡는 지난 1월 3억7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2억8500만원으로 하락하며 90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며 가계대출부담이 커지자 매수 문의 자체가 뚝 끊겼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도봉구 쌍문동 R공인 관계자는 “그래도 이달까지는 대출규제가 풀려 거래가 어느 정도 될 줄 알았는데 금리까지 오르자 말그대로 정지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엔 ‘재건축 연한 유지’까지 발표되자 ‘찬물에 얼음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 월계동 P공인 관계자는 “그나마 남아 있던 실낱같은 호재도 날아갔다”고 말했다.

▶강북 수요 차단에 더딘 호재, 집주인들 월세라도 받자= 이처럼 강북권 시장이 냉각되면서 강남권에도 여파가 이어졌다. 강남3구 거래량 역시 1월 1468건에서 2월 978건, 3월 21일 기준 265건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노도강이 1~2월 감소 기울기가 큰 반면, 강남3구는 2~3월 감소 기울기가 커져 강북권 매수 축소에 따른 영향이 시간차로 강남권에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남권 현지 중개업자들은 이달 들어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으로 강북권 거래 급감을 꼽았다.송파구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강남에 집사는 사람은 대출에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강북, 수도권 보유 주택 매매 여부가 더 큰데 이들 집 거래가 안되다보니 이쪽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가락시영 종상향 등 강남 재건축 시장 탄력재로 꼽히던 호재마저 지지부진해 매수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1~3월간 개포주공1단지 거래량은 25→8→3로, 송파 가락시영 아파트는 48→20→5로 줄어들었다. 이는 강남 일반 아파트에도 이어져 집주인들은 매매가 안 되면 월세라도 받겠다며 중개업소에 월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북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서고, 강북 매매수요가 자연스레 강남으로 넘어오는 선순환이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상대적으로 교육, 주거 환경이 좋은 강남권 이주수요가 자리를 잡아야 매매는 물론 전세난도 풀리는데 DTI부활 이후엔 지금과 같은 강남북 침체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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