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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죽음 인정 못받는것 같아…”
천안함 폭침 1주년…침몰원인 논쟁에 고통받는 유족들
좌초說만 나오면 마음아파

국가안보에 한목소리 나와야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폭침된 지 오늘로 꼭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유족들은 아들 형제를 잃은 슬픔과 더불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이어지는 좌우간 이념 논쟁에 고통받아 왔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에 의한 어뢰 공격으로 결론짓자,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 등 일부 과학자는 “어뢰가 폭발했는데 파란색 ‘1번’ 글씨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없다”며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반박했다. 윤덕용 전 민군합동조사단장, 송태호 카이스트 교수 등의 과학자들과 보수 정치인들은 이러한 주장에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도 여야 동수로 천안함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열었지만 의견 충돌로 두세 차례 회의를 끝으로 흐지부지됐다.

▶“서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꼴… 우리 아들 죽음 인정 못 받는 것 같아 서러워”=헤럴드경제가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 만나본 가족들은 “서로 싸우기만 하고 국가 안보에 대해 한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천안함 사건은 또 일어난다”고 말했다.

고(故) 이용상 하사의 아버지 이인옥(49ㆍ유족협의회장) 씨는 “좌초설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이 아팠다. 정치적 색깔이 분명히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만약 자신들이 같은 일을 당했다면 이러한 의구심을 갖진 않았을 것”이라며 “안보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민이 같은 마음이 되면 북한에서도 쉽게 도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최중환 상사의 매형 이정국(40) 씨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한 적이 몇 번이나 있느냐. 어뢰다, 어뢰가 아니다며 각자 주장만 한다. 국민은 혼란스럽다”며 “46용사가 북한에 도발에 맞서다 순직했다는 사실에 의혹에 생긴다면 용사들은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양쪽이 함께 모여 논의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정부, 국민 안보의식 강화 위해 노력 더욱 필요”=유족들은 정부와 군 당국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고(故) 정범구 병장의 이모부 송민석(49) 씨는 “군 측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안함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니 군에서도 조사 결과에 대한 홍보가 없고 이를 국민에게 설득시키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씨는 “북한에 대한 안보의식이 강화되지 않으면 천안함 사건은 또 발생한다. 천안함 사건 원인에 대해 의혹이 있는 일부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도록 정부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서해5도사령부 설치 등의 조치보다 먼저 이뤄져야 할 일이다. 그래야 군력 증강에 대한 여론의 강한 지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민평기 상사의 아버지 민평성(72) 씨는 “보상금 모두를 후배 해군들을 위해 무기를 사서 기증했다. 수많은 해군 후배가 내 아들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며 “지금 필요한 건 원인을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한목소리로 국가 안보의지를 다지고 군력을 증강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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