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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도 ‘독일 전성시대’
세계 골프계에서 변방에 가까웠던 독일 골프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80년대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고 세계랭킹 1위까지 차지했던 베른하르트 랑거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지만, 이후 독일 골프를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초 마르틴 카이머가 27세의 나이로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산드라 갈(26)이 신지애를 누르고 LPGA 정상에 오르면서 관심을 모으게 됐다. 독일 여자선수가 LPGA에서 우승한 것은 2001년 티나 피셔 이후 두번째다.

카이머와 산드라는 공교롭게도 같은 뒤셀도르프 출신이다. 갈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카이머와는 주니어 때 같은 대회에 많이 출전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이머는 2006년 200위에서 5년 만에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고, 갈 역시 이번 KIA클래식 우승으로 100위에서 무려 56계단 상승해 44위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순위경쟁에 가세하게 됐다. 갈은 2008년 LPGA 무대에 데뷔한 4년차이지만 그동안 주로 미모와 몸매로만 눈길을 끌었다. 베아트리스 레카리(스웨덴), 안나 로손(호주) 등과 함께 ‘미모의 골퍼’로만 거론됐는데 이제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까지 인정받았다.

독일 골프는 랑거 이후 이렇다할 강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알렉스 체카(현재는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 중)가 명맥을 이었지만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눈길을 끌지 못했다. 카이머가 나타나면서 독일이 ‘축구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 널리 부각됐다.

여자골프의 경우도 미국과 한국, 스웨덴이 주류를 이뤘으나, 생소한 독일의 산드라 갈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LPGA에서는 갈 외에 아냐 몽케, 스테파니 셜록 등 3명의 독일 선수가 뛰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유럽선수들의 PGA 대공세가 이제 LPGA까지로 그 무대를 넓힌 셈이다.

특히 잉글랜드 스페인 등 전통의 강국 외에 북아일랜드(그래엄 맥도웰, 로리 매킬로이), 이탈리아(몰리나리 형제, 마테오 마나세로), 스코틀랜드(마틴 레어드)까지 맹위를 떨치면서 바야흐로 세계 골프계는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띄고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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