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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2부-(23)자르고, 쌓고, 파고…마음에 드는 땅은 만들어진다
전답 등 농지 보다는 아무래도 임야가 토목공사가 많다. 임야의 토목공사는 벌목부터 시작된다. 이에 앞서 전용허가가 난 땅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측량작업이 선행된다. 만약 산지전용 허가를 받은 땅에 텃밭이 딸려 있을 경우 한꺼번에 경계측량을 해두면 좋다.

벌목 작업 후엔 전용허가가 난 부분만 굴삭기로 절토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토목공사를 할 땐 작업량에 따라 처음에는 큰 장비로 시작하고 나중에는 작은 장비로 공사를 하는 것이 요령이다. 건축 부지에서 나온 흙은 텃밭으로 보내 성토를 하거나, 거꾸로 건축 부지가 낮을 땐 텃밭의 흙을 퍼와 건축 부지를 높이면 전체 땅의 모양이 좋아지게 된다. 현장에서 나온 흙은 가급적 현장에서 처리한다. 흙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모두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토목공사는 부지 평탄작업, 석축작업, 흙에 관한 작업으로 나뉜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흙이다. 부지가 낮다면 성토작업을 위해 돈을 들여 흙을 구해야 하고, 반대로 부지가 높으면 절토한 흙을 비용을 들여 버려야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중간에서 중장비 임대업자들이 양쪽을 조율해 저렴하게 처리한다. 하지만 외지인이 집을 짓기 위해 토목공사를 할 때 시골 중장비 임대업자들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지인 A씨의 부지에서 흙이 넘치고 인근 현지인 B씨의 부지에선 흙이 모자랄 경우, 서로 운반비 수준에서 저렴하게 A씨와 B씨의 문제를 처리하면 되는데, 현지 중장비 임대업자들이 외지인인 A씨에겐 바가지를 씌워 처리비용을 과다하게 받아 챙기는 것이다. 

어쨌든 부지조성 기초작업이 끝나면 이어 배수로 작업을 한다. 만약 성토작업을 한 현장이면 법면(경사면)과 배수로는 섬세하게 작업을 한다. 토목공사에서는 현장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능한 현장책임자는 중장비 기사들을 다루는 것 뿐 만 아니라 급하게 필요한 다른 중장비나 물품 조달에 있어서도 수완을 발휘해 결과적으로 공사비를 절감해준다.

농지 중 일부를 전용한 부지에 집을 짓기 위해 토목공사를 진행 할 때는 전체 부지의 정리 작업을 함께 하는 게 좋다. 나머지 부지도 언제든지 토목공사를 하면 택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목이 전답이라면 그대로 농지로 활용하되 만약 팔아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는 택지가격에 준해 매각할 수 있게 토목공사의 방향을 잡는다.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전체 흙 작업을 완료하면, 전용허가를 받은 부지 경계면에 조경석 작업을 한다. 조경석의 경계선은 전용허가 받은 부지 경계선을 벗어나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빨간색의 측량 말뚝 옆에 1~2m 짜리 쇠말뚝을 박고 토목공사를 진행한다. 직영공사에서는 돌도 따로 사와서 인건비와 중장비 가격만 지불하고 공사를 한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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