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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원이 본 일본의 오늘>“먹거리 방사능 불안, 식탁엔 냉동식품뿐…日의 심장인 도쿄도 툭하면 암흑 천지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먹을거리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에서 240㎞ 떨어져 있는 도쿄는 빠른 속도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주부들은 먹을거리 걱정에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네 살 된 아이가 있는 친구는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이후부터 페트병에 든 생수를 사서 밥을 짓고 있다.

하지만 생수공장에서 공급이 충분치 않아 2ℓ짜리는 찾을 수 없고 500㎖짜리 작은 생수를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친구는 “정부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엄마로서 안심할 수 없다”며 “매일 식수를 사서 먹기 때문에 이번달 식비가 두 배 이상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얼마전 이바라키 현 앞바다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해산물이 나왔다는 보도 이후로 식탁 위에 생선은 자취를 감췄다. 마트에도 생선이 진열돼 있지만 팔리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는 주로 냉동식품을 먹는다. 냉동식품은 재해 발생 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대부분의 가정이 가능한 한 많은 양을 구입해 식사로 대용하고 있다.

우유도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방사성 물질이 높게 검출되고 있는) 미야기 현과 후쿠시마 현산이 많아 다들 마트에서 원산지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인 나토의 경우 공장이 피해지역에 많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재료가 갖춰져도 전력 부족탓에 2주가 걸리는 발효를 제대로 못 시키고 있다고 한다.

도치기 현에 살고 있는 할머니(80)는 담배를 구하지 못해 초조해 했다. 여진 등 불안이 가중된 상황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에게 담배는 유일한 안정제였다. 하지만 담배공장이 피해를 입어 출하가 중단돼 가게에서는 한 사람에게 담배 한 갑으로 한정해 팔고 있다. 이 때문에 주말엔 전 가족이 동원돼 담배 10갑을 사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쿄는 수도인데도 불구하고 밤에는 계획정전으로 암흑에 휩싸인다. 절전을 위해 상점들이 빨리 문을 닫아 퇴근 후 쇼핑도 마음 편히 못한다. 시내에 간판도 꺼져 오사카에서 출장온 직장 동료는심각한 도쿄 상황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경제가 걱정이다. 모두들 만일에 대비해 가능한 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조금씩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피해가 막대해 실업자도 늘어나고 있어 다들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도쿄통신원=우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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