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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일본, 일본인의 이중성
동일본 대지진 발생 한 달

日국민 질서의식 돋보여

주변國에도 폐 끼치지 말고

차제에 역사왜곡 시정해야




오늘로 3ㆍ11 동일본 대지진 발생 한 달을 맞았다. 대재앙에 따른 피해가 얼마나 더 확대될지 모른다. 지구촌 가족들이 불안해하고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다. 지진과 쓰나미가 덮쳐 파괴된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로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최인접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어느 나라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에서 벌어진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일본 정부의 리더십 부재와 일본 국민의 확고한 질서의식에 대한 교훈도 얻었다. 일본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이며 일본인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정체성을 다시 일깨워줬다. 

‘국화와 칼’. 미국의 컬럼비아대학 인류학교수였던 루스 베네딕트 여사는 일찍이 1944년 펴낸 이 연구저서에서 일본, 일본사람들의 문화와 이중적 속성을 잘 드러냈다. 겉으로는 예의 바르고 겸손하지만 속에는 무서운 칼이 숨겨져 있다. 일본인들이 즐겨 쓰는 어휘인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의 숨은 뜻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일본인의 속마음과 겉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흔히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겉모습은 아름다운 국화지만 속에는 무서운 칼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술 시점이 2차대전 종전 직전이라 일본의 호전성을 국화 속에 숨겨놓은 칼로 표현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메이와쿠(迷惑)’ 근절문화. 일본인의 두 얼굴 가운데 국화에 어울리는 대목이다. 남을 배려하고 자신은 절제하는 수신(修身)문화. 일본인들이 보여준 배려와 시민의식에 세계가 감탄했다. 외신들은 일본인의 인내와 질서를 인류정신의 진화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어렸을 적부터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배우고 몸에 익힌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는 생활습관. 이번 대지진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다. 언론의 절제 있는 보도 태도도 우등생감이다. 어쨌거나 우리가 변함없이 본받아야 할 대상들이다.

일본인들은 타 민족에 대해서도 동일한 가치관을 베풀어야 한다. 국내에서 자국민끼리는 질서 지키고 양보 잘하는 일본인들이다. 그러나 무고한 이웃나라 국민에게는 왜 그렇게 잔인하고 무책임한가. 역사적 사실을 터무니없이 왜곡하고 그 원인과 책임을 거꾸로 뒤집어씌우기까지 한다. 과거 35년의 일본 강점기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일본의 이중성은 2차대전 패전국 중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독도만 해도 역사적으로 한국 영토가 분명한데 억지를 쓴다. 우리 국민이 대재앙을 겪은 일본에 보여준 격려와 위로, 금품지원은 아주 잘한 것이다. 

일본군에 끌려가 강제 성노리감이 됐던 우리 할머니들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에 열던 항의집회를 일시 접고 위로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이런 때에 새삼 독도문제를 이슈화하고 나섰다. 외상은 “독도를 침범하면 일본을 침범하는 것”이라는 망발을 했다. 국화와 칼을 암시하는 이중성이 번득인다.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며 이웃나라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은 사실도 그렇다.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는 ‘메이와쿠’ 근절문화는 어디 갔나.

일본은 과거 한국에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명백한 잘못을 인정, 사과하고 역사교과서 왜곡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환경오염 사태는 자연재해에 일본 정부의 인재가 겹쳐 일어났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지진으로 이웃나라와 세계에 끼친 ‘메이와쿠’를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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