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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남표 거취-학사운영 놓고 이사회-교과부, 서총장-대학본부 내홍
서남표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카이스트 이사회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입장이 묘하게 엇갈리면서 두 기관 간의 갈등 양상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또 학사 운영 쇄신안도 차등 수업료제와 영어강의만 바꾸려는 서 총장과 기타 다른 내용까지 손보려는 카이스트 내부에서 서로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카이스트 사태를 두고 관련 인사와 기관들이 자칫 내홍에 빠져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이사회-교과부 ‘미묘한 시각차’=현재까지 카이스트 이사회의 입장은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13일 “15일 열릴 이사회는 학교 측이 현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라며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총장은 학교 개혁을 열심히 한 사람”이라면서 “거취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서 총장의 퇴진 관련 논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물론 교과부도 지금까지 입장은 같다. 역시 카이스트 당연직 이사인 이진석 교과부 과학기술인재관은 “기관장에게는 자율성이 부여된다. 스스로 사임하던가, 이사회에서 해임되던가 중 하나일 뿐이지 (교과부는) 퇴진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서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조금씩 다른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서 총장이 그동안 추진했던 대학 개혁에 찬성하지만 그는 학교 운영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서 총장-대학 본부도 ‘동상이몽’?=학사 운영 쇄신안을 둘러싼 서 총장과 카이스트 내부에도 시각이 다르다. 서 총장은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밝힌 대로 차등 수업료제를 폐지하고 영어강의를 일부 교양과목에 한해 없애는 선에서 학사 운영안을 쇄신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12일 카이스트에서 발표한 ‘학사운영 및 교육개선안’에는 ‘학사경고 폐지’ 등 서 총장의 생각보다 강한 내용이 내포돼 있었다. 결국 이 개선안은 5시간여만에 취소됐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교무처와 학생처가 학생들과 논의하기 위해 만든 내부 자료”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장의 재가 없이 이런 중요한 사안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뾰족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결국 서 총장이 대학 내부를 장악하지 못하고 사실상 ‘레임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확대 해석까지 가능하다.

한편 학생들은 13일 오후 열리는 학생 비상총회에서 ‘서 총장 퇴진’을 안건으로 올릴 움직임이다. 교수협의회도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투표가 통과될 경우 이를 서 총장에게 통보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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