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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산학연 협력, 현장성이 생명이다
중기는 기술개발·인력확보

대학생엔 교육과 취업기회

중기청 사업 ‘두토끼 잡기’

핀란드처럼 열매 맺기를




현장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보면, 기업을 성장시키려는 욕구가 강한 기업인일수록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남이 흉내낼 수 없는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많은 분이 자기 회사가 보유한 기술개발 역량에 한계가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소기업청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이다. 

유산균 발효유를 생산하는 S기업은 올해로 설립 5년을 맞는 젊은 회사다. 2007년도 산학연 공동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수제 요구르트의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제품의 매출을 21억원에서 85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기술개발 여건조차 변변치 않았던 이 회사에 핵심기술을 개발해준 것은 대학이었으며, 이를 통해 회사는 성공을 향한 열쇠를 쥘 수 있었다.

산학연 협력 성공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기술개발은 물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통하는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산학연 협력의 강점이다.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서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정책이기도 하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성공한 나라는 핀란드이다. 전통적으로 목재, 종이를 생산하는 유럽 변방의 조그만 임업국가가 기계와 화학,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불과 1990년대 이후 짧은 기간의 변화를 거치면서다. 이 기반에는 혁신주도형 국가를 표방한 핀란드 정부의 발전전략이 있었다. 특히 연구ㆍ개발(R&D)에 대한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간의 효율적인 산학연 협력을 통해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서 2000년대 들어 기업환경과 지속가능발전 부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는 ‘국가혁신체제’의 개념을 도입하고 ‘지식과 노하우’를 강조하면서, 산학연이 어우러지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한 R&D를 집중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말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은 우리나라도 산학연 협력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산학연 협력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장성을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산학연 협력은 현장성이 생명이다. 올해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청의 산학연 협력사업에는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담았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창업기업을 위한 R&D를 신설했고, 개발된 기술을 조합 내 기업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력양성을 위한 계약학과 설치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는 신성장 분야를 배려할 계획이며, 대학의 창업지원 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핀란드의 산학연 협력이 성공한 것은 기업이 그 협력을 통해서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산학연 협력의 열매를 맛볼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겠다.

<대전=이권형 기자/@sksrjqnrnl>kwon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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