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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불확실성 해소 첫 발…은행권 출자문제가 ‘성공열쇠’
민간 배드뱅크 6월 설립
사업장 선별서 자금 지원까지

업체 회생위해 강력 권한부여

부실사업장 신속 처리에 무게


부실債 매각후 과제 산적

은행간 벌써부터 이견 속출

2금융권도 언급없어 걸림돌


금융당국이 새롭게 설립될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용 배드뱅크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키로 한 것은 회생가능한 PF사업장을 조기에 선별해 정상화시킨다는 목적 때문이다.

▶신속 회생 위해 강력한 권한 부여=부실 PF 처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의지는 강하다. 최근 건설사의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의 원인에 PF 문제가 자리 잡고 있고 향후 금융권은 물론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할 때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부실 PF사업장의 문제로 여러 금융회사의 난립을 꼽는다. 한 PF사업장에 여러 금융회사가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대출에 참여하고 있어 막상 부실이 발생했을 때는 금융회사 간 이해관계로 인해 사업의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성이 있으나 시공사의 유동성 문제로 사업이 멈춰 수익 발생조차 이뤄지지 않는 곳도 허다하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새롭게 설립되는 민간 배드뱅크에 PF사업장 선별부터 신규자금지원 권한까지 부여키로 한 것이다. 또 여러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PF사업장 채권을 우선 매입할 방침이다.

PF사업이 완료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필요에 따라 시공사를 교체하는 등의 강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이와함께 PF배드뱅크는 사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나대지 상태의 PF사업장 혹은 이미 완공 상태에 도달한 PF사업장은 배제하고 은행권이 직접 참여한 ‘본 PF’ 상태에 놓인 사업장의 채권을 골라 매입키로 했다.

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용 배드뱅크 설립이 급물살을 타면서 PF 사업의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PF 대출의 부실로 시행사는 물론, 2개 건설사를 워크아웃으로 몰아 넣은 양재동 파이시티 현장.
▶문제는 출자금… 은행들 이견 속출=이 같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5개 시중은행(특수은행 3개)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부실 PF 처리를 위한 민간 배드뱅크 설립 논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배드뱅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출자가 충분해야 한다.

은행들은 이르면 2분기 내 설립을 목표로 출자 규모와 참여 비율, 부실채권 평가 방법과 매입 규모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하지만 출자규모와 부실채권 매각 이후의 권한 문제 등을 두고 은행들이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은행마다 보유하고 있는 부실 PF채권 규모가 달라 출자를 획일적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금융당국은 은행권 PF 부실채권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참여한 PF사업장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이 역시 배드뱅크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융당국 수장들에게 적극협조를 약속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은행권은 부실채권 처분을 위해 배드뱅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에도 6개 은행이 1조5000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이번 PF 배드뱅크는 단순히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게 아닌 신규자금 지원을 통해 회생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출자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 6조4000억원 가운데 컨소시엄 형태로 나간 대출 채권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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