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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상상극장’ 열린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어린이 공연의 진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연극 만들어지는 과정 무대위서 묘사

배우들의 몸 그림자로 다양한 사물표현


브레멘 음악대

사회자가 해설·설명하는 주입식 탈피

마임·영상으로 이야기…미학적 효과 더해


알라딘

아이돌그룹·아역스타 등 화려한 캐스팅

아이패드 영상·샌드 애니메이션 접목도




‘보고 즐기라’에서 ‘느끼고 생각하라’

 어린이 공연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한 볼거리와 웃음거리를 떠나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게 한다.

 주입식 교육이나 당연한 교훈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게 이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다양성을 갖기 힘들었던 것은 제작사들이 티켓 가격을 낮춰야 하는 만큼 저예산이나 성공 가능성이 큰 작품에만 치중해왔기 때문.

올해는 다르다. 충분히 골라볼 수 있을 만큼 무대도 다채롭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뛰어나온 캐릭터 중심의 공연들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을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공연들이 5월을 맞는다.

▶보고 듣고 느낀다=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말을 줄이고 이미지를 강조해 여백을 남기는가 하면 희귀동물의 존재를 형상화해 무대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모모’의 작가 미하엘엔데의 동명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가족연극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다음달 4일부터 닷새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목소리가 작아 배우가 되지 못한 오필리아 할머니의 일은 무대 뒤에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읽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극장 문을 닫게 되고 할머니는 마지막 공연 무대에서 슬픔에 잠긴다. 그때 주인 없이 홀로 떠도는 그림자들을 만난다. 오필리아 할머니는 서로 부딪히는 그림자들에게 연극을 가르쳐주고, 연극 연습을 함께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할머니와 그림자들이 외로운 마음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재밌는 것은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무대 위에서 묘사된다는 것. 처음 그림자들이 배역을 정하고 서로 어찌할 바를 몰라 어색해하는 모습은 큰 웃음을 준다. 흥미를 돋우는 것은 그림자들의 변신. 그림자가 사람 역할은 물론 기둥이나 책상 등의 소품으로 변신한다. 그림자 역할의 배우들이 몸의 움직임을 이용해 다양하게 사물을 표현하는 것. 실제 사물이 아닌 배우들의 움직임만을 활용해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8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에서 만나볼 수 있는 뮤지컬 ‘강치대왕의 쿠키상자’엔 강치, 에뮤, 랫서팬더에 하이랜드 캐틀까지, 희귀동물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강치대왕의 쿠키상자’는 독도를 지키는 강치대왕이 동물친구들과 함께 사냥꾼에게 잡혀간 왕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다룬 뮤지컬. 독도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함과 더불어 주인공인 강치를 비롯해 지구상에서 잊혀져 가는 희귀동물을 형상화해 자연친화적인 감성을 키운다.

또다른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뮤지컬 ‘브레멘음악대’는 그림형제의 동화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 뮤지컬. 다음달 29일까지 극장 ‘용’에서 호기심 많은 당나귀 동키, 수탉처럼 노래하고 싶은 암탉 러스티, 소심한 강아지 도기, 우아한 귀족고양이 캐티의 모험이 펼쳐진다. 올해 6년째를 맞는 인기 공연이지만 끊임없는 변신으로 올해도 새롭게 꾸몄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이야기를 해주는 사회자 대신 마임과 영상을 채운 것. 제작자인 유열 대표는 “음악이 전체를 이끌고 때로 설명 대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안무와 영상을 통해 미학적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해설과 설명은 주입식 교육처럼 친절하긴 하지만 단편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대안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브레멘 음악대,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오즈의 마법사, 알라딘.

▶아이와 함께 보는 가족 뮤지컬로
=클래식의 표현방식을 바꿔 친근하게 다가가고 성인 뮤지컬 못지않은 과감한 캐스팅으로 승부수를 던지기도 한다. ‘아이들이나 보는’ 뮤지컬이란 선입견 깨기에 앞장선 작품들이다.

5월 15일 세종문화대극장에 오르는 ‘바비 심포니 음악회’는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클래식을 애니메이션과 접목해 쉽게 풀어낸다. ‘바비 심포니 음악회’는 애니메이션 ‘바비 프린세스’ 시리즈 중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클래식 명곡을 엄선해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려준다. 무대 위 스크린 속 바비는 클래식 음악에 맞춰 발레를 선보이고 지휘자나 관객과 직접 대화도 나눈다. 이를 통해 음악과 악기에 대한 설명을 하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바비와 함께하는 음악회를 통해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베토벤의 ‘제6번 교향곡’ 드보르자크의 ‘신세계교향곡’ 등을 들으면서 스크린에서는 애니메이션 바비를 볼 수 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공연되는 ‘알라딘’은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자리를 잡았다. 뮤지컬 ‘알라딘’은 아이돌 그룹 멤버에 아역 스타까지 동원해 여느 뮤지컬 못지않은 화려한 캐스팅을 선보인다.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요술 램프의 요정 지니와 판타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알라딘 속 인물은 ZE:A(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김동준과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아역 서신애가 맡았다. 두 배우의 첫 뮤지컬 무대 도전에 아이패드 영상, 샌드 애니메이션 등의 무대 접목이 힘을 실어준다.

다음달 1일부터 29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 오르는 ‘오즈의 마법사’는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버전.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에 떨어지게 된 도로시가 허수아비, 양철맨, 사자를 만나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오즈의 마법사’는 1900년 소설로 처음 발표됐고 1903년 뮤지컬로 제작된 이후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엔 유희성 연출가, 오재익 안무가,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등 국내 최고의 스태프가 동원됐다. 무대장치와 조명뿐 아니라 의상과 분장, 플라잉 기술과 특수효과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오갈 마법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공연의 형식뿐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까지 경계를 지워가고 있는 모습에서도 어린이 공연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영어연극·전래동화 뮤지컬…공연보고 공부하고 ‘일석이조’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어린이 영어연극 전문 라트어린이극장의 ‘Twelve Singing Animals(노래하는 열두 동물 이야기)’는 도곡동에 위치한 라트어린이극장에서 5월 내내 무대에 오른다.

‘Twelve Singing Animals’는 세상을 독차지하려는 무섭고 난폭한 욕심쟁이 용과 세상을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동물들의 이야기. 관객들은 노래하는 열두 동물 친구들과 함께 ‘화난 용을 달래기 위해’ 공연 내내 춤추고 노래한다. 어린이들이 배우와 같이 춤추고 즐기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영어 연극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고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단, 연령제한이 있어 36개월 미만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다.

친근한 전래 동화를 영어 뮤지컬로 선보이기도 한다. 6월 9일과 10일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흥부 놀부’는 독특하게도 한국과 인도의 합작 공연이다. 극단 서울은 지난 3월 오디션을 통해 한국과 인도 배우들을 선발했고 한국뿐 아니라 첸나이 국제 아동 연극제, 뱅갈로 랑카상카라 극장에서도 공연한다. 음악도 한국 전통음악에 인도 현지 작곡가의 편곡을 더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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