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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농협회장과 도쿄전력 사장의 ‘묘한 데자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악의 전산사고가 보름간 이어지는데도 사과 이후 사태 해결에 그의 목소리는 없다. 일부에서는 동일본 원전사고 이후 책임 회피로 피해주민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는 도쿄전력의 시미즈 마사타카(淸水正孝) 사장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농협은 25일에도 인터넷 선결제 등 일부 업무만 복구했을 뿐 사라진 거래내역을 복원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가 불가능해 보이는 자료는 전산사고가 난 지난 12일 오전 4시25분부터 오후 5시10분까지 농협채움카드 고객이 농협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현금을 인출한 현금서비스 거래 내역이다.

다른 거래는 결제대행업체인 벤(VAN)사나 가맹점, 타 은행 거래원장 등에 남아 있을 수 있으나 이 거래는 거래기록 자체가 날아간 게 문제다. 농협 측은 “어딘가에 정보가 있다”며 “시간이 문제”라고 밝혔지만 영구 유실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협이 떠안아야 한다.

농협의 하루 평균 현금서비스 대출규모는 약 14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농협 ATM을 통해 거래한 규모가 절반 정도라고 하면 농협은 약 70억원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농협은 이미 수수료 면제 등으로 약 5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 주말 사직의사를 표시한 이재관 IT총괄 전무이사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이 전무의 사퇴 여부를 두고 내부 논란이 있다”고 전했다. 회장이 전산사고의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다.

농협 측은 “회장은 비상근이사이자 선출직으로 중앙회 경영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농협 회장은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정치적인 자리’라는 얘기다.

각종 선거 때만 되면 농협 회장은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엄청난 조직망 때문이다. 농협 경영에 책임이 없는 정치인이 계속 농협 회장을 맡는 한 근본대책도 없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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