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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서 읽는 생생 '샌델의 명강좌'
정곡 찌르는 질문, 유쾌한 답변, 지적 분위기

전국 철자 알아맞히기 대회에서 열세 살 소년이 최종우승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문제로 ‘echolalia’의 철자를 맞혀야 했습니다. 소년은 철자를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이를 잘못 알아들어 문제를 맞혔다고 판단합니다. 결국 우승 트로피는 소년의 것이 되었지요. 하지만 소년은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고 결국 그 사실을 심사위원에게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사람들은 도덕적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막상 아이는 자신의 동기를 ‘치사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힙니다. 칸트는 이 소년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요?-샌델


EBS 방송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 JUSTICE>(김영사. 2011)가 나왔다. 이미 화제작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주요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보다 생생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의 현장을 생중계하듯 실감난다.


아리스토텔레스, 임마누엘 칸트,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로크, 존 롤스 등 고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정치철학자들의 핵심 이론들을 대화와 문답 속에서 풀어냈다. 재미있는 사례로 호기심을 주며, 논쟁을 촉발시킨다는 점이 압권이다. 사례를 들고, 그 사례 속에서 질문을 끌어내고 학생들이 답을 찾는 방식을 통해 그 개념을 깨닫게 한다. 가령 벤담의 공리주의 핵심 개념인 효용성을 다음과 같은 예로 시작한다.


"당신은 지금 미뇨넷 호 선원들처럼 배는 난파당하고, 구명보트에 의지해 20여 일 넘게 표류하고 있다.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 선원 중 한 명이 질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배고픔에 눈먼 당신은 그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 것 같은가? 미뇨넷 호 생존자들처럼 그를 희생시켜 목숨을 연명할 것인가? 한 사람의 희생으로 나머지가 살았으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따랐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학생들의 질문과 답을 이끄는 샌델의 지혜와 내공, 언변이 흥미롭다. 다이내믹하고도 열정적이며 재미있다. 이 책에 대한 평은 EBS를 본 한 시청자의 말에 녹아있다.


“강의가 시작되면 샌델 교수는 학생들을 극한의 딜레마로 몰아넣는다. 하버드 학생들의 모습은 교수의 질문에 위축되는 우리의 강의실과 너무도 다르다. 누구나 손을 들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샌델 교수의 열린 강의실은 인간적이고도 감동적이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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