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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stiny in Travel]여행 속 만남을 인연으로
<고은빛, 최길남 대학생 기자>여행이 끝난 후 되돌아보면,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좋았던 풍경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여행이 주는 설렘이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에서 특별한 인연을 맺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올여름, 여행을 계획하는 당신이 들어야 할 인연 만들기 경험담, 이들의 여행경로를 따라가 보자. 




여행에 활력을 불어준 만남 – 기차 속 인연

때는 무더운 8월, 뜨거운 태양에 그을린 시커먼 4명의 남자는 순천행 기차에 몸을 싣고 말없이 여행을 하고 있었다. 4박 5일의 일정 중 3일 차를 맞이한 우리는 내내 붙어 있었던 나머지 서로의 모습에 질려 있었다. 우리는 코레일에서 제공하는 ‘내일로 여행’이라는 상품을 이용하고 있어, 운이 좋은 날에는 승객이 없는 기차를 타 편히 앉아 이동했고, 그렇지 않은 날은 차량을 연결하는 복도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순천으로 가는 기차 안, 그날 역시 운이 없던지 빈 자리가 나지 않았다. 복도 칸에 가방을 의자 삼아 피곤한 몸을 기대고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들처럼 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친구 하나가 말 없이 앞쪽을 눈짓으로 가리켰고, 우리 4명은 동시에 그곳을 응시했다. 승객 두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이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빠르게 움직여 자리에 도달함과 동시에 가방을 던졌다. 하지만, 우리의 가방 위로 처음 보는 가방도 날아들었다. 3명의 사람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 두 명이 여성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우리는 자리 쟁탈에서 싸울 전의를 상실한 채 헛헛한 웃음을 지으며 그들과 마주했다. 자리를 여성 두 분에게 양보한 대가는 충분했다. 원래 본판이 험상 궂은 내 친구마저도 평온한 모습으로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평상시였다면 퇴짜를 맞았을 것을. 여행이라는 건 사람들에게 관대해질 기회도 마련하는 법인가 보다.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내일로 여행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같은 조건으로 여행하는 처지라 공감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기차는 어느새 순천역에 다다랐다. 그들은 다음 역인 여수가 목적지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서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연이 닿으면 또 보게 될 거라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며 우리는 그들과 헤어졌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서인지 우리는 좀 더 경쾌한 발걸음으로 기차에서 내렸다.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들의 칙칙한 여행에 한 줄기 빛이 되었던 그들.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친구는 맘에 든 여성 분이 있었다. 내게 귀띔이라도 해줬다면 잘 되게 좀 도와 주었을 텐데. 우리는 그에게 앞으론 좀 더 용감해지라며 기운을 복 돋아주었다.

여행이란 것은 예상치 못한 만남을 만들어내지만, 그 만남을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자신의 용기가 필요하다. 

허정운 (24, 중앙대 경제학과) 


낯선 이들과 파리여행을 함께- 레스토랑에서의 인연

작년 여름방학 때 형과 둘이서 유럽여행을 했다.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우리 두 형제는 치열하게 싸웠다. 모든 걸 귀찮아하는 형과 그 모습을 싫어하는 나 때문에 유럽에 와서도 하루가 멀다고 싸우기만 했다. 당장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내가 언제 또 유럽에 오겠느냐는 생각으로 참고, 또 참았다.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도 형과 같이 함께하니 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여행 중 오스트리아 빈의 한 유스호스텔에 하루를 묵었다. 유스호스텔 주방에서 저녁을 먹는 도중, 옆 주방에서 일본인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 쳐다보는 게 상당히 거슬렸지만, 무시하고 형과 저녁을 먹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저기요 혹시 한국사람이세요?”라고 내게 물었다. “네~. 저희는 일본사람인 줄 알았는데, 정말 만나서 반가워요” 해외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합치고 맥주를 마시면서 “유럽 어디 놀러 가셨나요? 어디서 가장 인상 깊었어요?” 등 여행에 관한 얘기를 하며 금방 친해졌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며 바라본 빈의 풍경은 상당히 근사했다.  

다음 날 헤어지면서 번호를 교환하고 ‘며칠 뒤에 파리에서 만나 함께 여행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이후 형과 파리에 도착해 그들과 연락을 했고, 약속대로 우리는 함께 여행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찾았다. 이후에 센느 강이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레스토랑에서 비싼 스테이크와 와인을 먹고, 센느강 근처를 산책도 하면서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 하던 중 한 분이 “샹들리에 근처에 가면 클럽이 있는데 거기가 그렇게 재미있데”라는 말을 꺼내는 그 순간 우리는 일제히 의견을 모았다. 유럽의 클럽의 모습은 어떤지 직접 가보자는 의견으로 말이다. 유럽의 클럽은 한국과 별반 다른 점이 없었다. 우리는 음악에 몸을 맡겨 신나게 밤새워 놀았다. 다음날 우리는 귀국날짜로 그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지만, 한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한 뒤 우리는 공항으로 떠났다. 형과 함께하면서 별 느낌 없던 유럽여행이 그들과의 갑작스러운 만남으로 아름다운 추억여행이 되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즐거웠다. 

최현수 (24, 고려대 정보통신학과)


도움으로 시작된 만남- 스키장 속 인연 

겨울이면 친구들과 스키장에 간다. 작년까지 우리 일행은 스키장에 가면 리프트 종일권을 끊어 운동부가 훈련하듯 보드만 타고 왔다. 올해 겨울도 어김없이 스키장을 찾았다.

스키장에 도착해서 리조트에 짐을 풀고 바로 보드를 타러 슬로프에 나갔다. 스키장만 오면 추위도 잊어버린다. 보드를 타기 위해서 겨울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가볍게 초보 슬로프에서 몸을 풀고 신나게 상급에서 눈을 가르면서 보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한쪽에서 여성분이 슬로프를 겨우겨우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뭔데 초보자가 상급 슬로프에 와서 민폐야.’라고 생각하던 순간, 그 여성분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불끈 솟은 정의감에 친구와 나는 여성분을 도와주기로 했다. “우선 겁먹지 말고요. 이렇게 천천히 내려오세요.” 가장 쉽게 엣지 주는 법을 알려주면서 초보 슬로프까지 같이 내려갔다. “감사합니다. 저는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가봐야겠네요.” 더 알려주고 싶었지만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저녁까지 보드를 타고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지하 슈퍼로 내려갔다. 이것저것 장을 보고 리조트로 올라가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낮에 그 여성분이었다. 친구에게 “이건 인연이다. 기다려봐”라고 말한 뒤, 여성 분에게 다가가서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낮에 재미있게 보드 타셨어요?”라고 물어봤다. “네 알려주신 엣지 덕분에 안전하게 잘 탔어요. 근데 몇 명이 함께 스키장 오셨어요?” 이 정도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 아닐까 싶었다. “저희는 남자 4명인데 괜찮으시면 가볍게 맥주 한잔 하실래요? 보드만 타고 가면 너무 아쉽잖아요” 여성분은 우리의 제안을 받아 들였고, 저녁 식사 후 우리 방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보드타면서 어려운 점 등 이야기하며 제법 친해졌다. 

다음 날 오후에는 같이 보드를 탔다. 우리가 전문가 수준은 아니었지만 알고 있는 모든 보드 기술을 여성분들에게 전수해주었다. 친구들과 스피드 대결을 하는 것보다 누굴 알려줄 수 있다는 기쁨이 이렇게 큰 줄은 처음 알았다.

한 분이 우리에게 “오늘 저녁에는 저희 방으로 오셔서 같이 밥 먹어요. 저희 방에 고기가 좀 많이 남았어요.”라고 제안했다. 3분 요리와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려고 한 우리에게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 날 저녁 함께 고기를 먹으며 유익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헤어지면서 번호를 교환하고 서울에서 보자는 약속으로 헤어졌다. 그분들과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그저 스쳐 지나갔을 스키장에서의 며칠이었다. 요즘도 스키장에 가면 어설프게 보드를 타는 여성분들을 보면 그때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른다.

박희진 (24, 한국외대 사학과)


Movie

영화 ‘비포선셋’은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은 유럽 횡단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다. 둘의 교감은 급속도로 깊어져, 이후 14시간을 비엔나에서 함께 보낸다. 그리고 이튿날 동트기 전, 기차역 플랫폼에서 헤어진다. 6개월 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뒤로 한 채∙∙∙

여행 속 스치는 만남을 비포선셋과 같은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절묘한 타이밍에서 용기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내가 경험한 가장 흥미진진한 일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야.” 

‘Before Sun Set’ 中

영화 ‘비포선셋’의 주인공이 되는 법

기차나 버스의 옆자리를 공략하자.  → 목적지가 같은 확률 80%

숙소 로비근처를 적극 활용하자.  →숙소가 비슷한 위치에 있을 확률 100%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Whoshere, 1km 등 앱을 사용해보자.  → 친해질 확률 40%

난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도와주자.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친해질 확률 70%.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 거절하면 어쩌지라는 생각 따위 접어두고 직접 가서 얘기하자. → 인연이 될 확률 90%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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