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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3부 전원일기-(15)시골 전원생활 최대의 적은 농사?…농지에 포위된 ‘전원둥지’는 피하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자연환경 파괴의 주범은 주로 난개발이다.
그럼 군 단위의 지방 시골은 어떨까?
시골의 경우 개발 사업이라고 해봐야 골프장, 리조트 건설 등이 고작이다. 주민 대부분은 있는 전답에 농사를 짓고 살아가니 난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될 일은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골에서 자연환경 훼손의 주범은 바로 ‘농사’다. 기계영농, 과학영농의 이름 아래 시골 밭은 검정 비닐과 하얀 비닐로 뒤덮여 있다. 농사가 끝나면 1년에 한두 번 농사용 폐비닐을 수거하지만, 그래도 밭에는 물론 농로와 계곡에도 그 흔적들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더 큰 문제는 농약과 비료다. 너도나도 청정농법, 유기농법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농약과 비료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다. 다만 적게 쓰느냐, 많이 쓰느냐 하는 사용량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농산물을 생산한다. 목표는 오직 ‘더 많은 소출’이다.
이 농약과 비료가 땅과 물을 오염시킨다. 4,5월 봄 농사철이 되면 시골 길에는 거름으로 쓰기 위한 소똥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계곡이나 하천 옆에 무더기로 쌓아두어 비가 오면 유실되기도 한다.

물론 인분과 소똥 등 축산 분뇨는 귀중한 거름이다.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농약과 비료를 사용해서라도 작물의 소출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먹고 살고 자식들 교육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절박한 농민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이런 농촌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도시인들은 시골하면 먼저 깨끗한 물과 신선한 공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농약과 비료의 남용, 축산 폐수 등으로 시골도 땅 뿐 아니라 지하수나 하천, 계곡의 오염문제가 심각하다.
전원생활의 편의를 위해서는 마을이 형성된 곳 주변에 둥지를 트는 것이 좋은데, 물을 얻기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마을에서 공동 지하수를 파거나, 아니면 주변의 계곡물을 공동 상수도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개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농지를 매입해 대지로 전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깨끗한 물과 신선한 공기라는 자연의 축복을 제대로 누리려면 ‘농지에 포위된 농지’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의 농업환경에서 보면, 4면이 농지로 둘러싸인 곳에 집을 지어 살게 되면 전원의 쾌적성 보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농약과 지하수 오염 문제 뿐 아니라 집 바로 앞 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도 더 이상 낭만이 아닌 소음이다.
따라서 집지을 부지로 시골 농지를 선택할 때 가급적 1,2면 정도는 농지가 아닌 산자락에 접해 있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집터의 관점에서 보자면 북고남저, 배산임수 이니 집 뒤쪽, 즉 북쪽에 산자락을 끼고 있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농지에 포위되어 있다면,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곳을 선택하는 게 요령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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