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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에서 유럽의 숲을 만나다’
춘천에서 유럽이라니 좀 뜬금없다. 하지만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이 정도 유럽이라면 가볼만하다.

최근 남산면 서천리에 들어선 제이드가든 수목원은 16만㎡ 부지에 유럽 정원을 펼쳐놨다. 규모보다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과 곳곳에서 마주하는 뜻밖의 발견들이 이곳의 매력이다.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1시간쯤 달려 굴봉산역에 내리면 제이드가든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기다린다.

제이드가든은 2622종의 식물이 차례로 늘어선 24개 테마 가든으로 이뤄져 있다. 해발 100m의 입구에서부터 180m의 정상까지 이르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친근한 것부터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한 수종들까지 늘어섰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인 층층둥굴레는 이곳 수목원에서 국내 최대의 군락지가 발견됐다.

이곳 수목관리팀장 김종근씨는 24개 가든 중 ‘로도덴드론 가든’ ‘드라이 가든’ ‘이끼원’을 추천했다. ‘로도덴드론 가든’은 전세계 200여 종의 만병초 수만 본(本)이 군락을 이뤄 이국적인 풍광을 뽐낸다. 청나래고사리 같은 다양한 양치식물과 함께 멧돼지가 좋아한다는 천남성도 고개를 내민다. 해발 150m에 위치한 ‘이끼원’은 100년 이상 된 천연림을 보존한 곳. 신비로운 이끼와 계곡물이 잠시 속세를 잊게 한다. 4월 중순까지 얼음이 녹지 않는 얼음골도 있다.

‘드라이 가든’은 지구 물 부족 문제에 대비해 건조지에서 잘 자라는 국내외 식물들을 모아 조성한 곳이다.

고산 온실인 ‘알파인 그린하우스’에서는 작고 아기자기한 고산 식물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에델바이스나 알프스 민들레부터 히말라야에 자란다는 콤무타타 앵초까지 다채롭다.

정상 부근의 ‘고층 습지’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무당개구리나 도롱뇽의 산란과 부화를 볼 수 있다. 산부채라고도 불리는 두만강 카라도 있고, 까막 딱따구리도 가끔 날아들어 즐거운 소음으로 주위를 떠들썩하게 만든다. ‘야생화 언덕’에는 애기똥풀과 매발톱꽃 등이 모여 피었다.

38개국 138개 기관과 종자 교류를 하고 있는 이곳은 삼림욕을 위한 수목원이라기보다는 야외에 펼쳐낸 식물도감 같은 느낌이 강하다. 주요 간선 산책로에는 우드칩(wood chip) 포장이 돼 있어 발이 편하다. 태풍에 넘어간 낙엽송을 파쇄해 재활용한 것. 국내 최대 규모는 아니지만 별스러운 식물이 많아 꼼꼼히 보려면 2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양식으로 꾸민 레스토랑 ‘인 더 가든’에서는 허브꽃 비빔밥 등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 성인 8000원, 중고생 5000원, 어린이 4000원. 문의: 033-260-8300)

가족과 함께 유럽 분위기에 더 젖고 싶다면 인근 가평의 ‘쁘띠프랑스’에 여장을 푸는 것도 좋다. 오밀조밀한 프랑스 마을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숙소 뿐 아니라 기뇰(guignolㆍ프랑스 손 인형극)이나 샹송 공연장으로도 탈바꿈한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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