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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너네 ‘신입사원’ 내가 뽑아야 하니?
MBC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 이 대국민 문자투표를 시작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국민이 뽑는 아나운서’라는 콘셉트에 대한 찬반여론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지만, 문자투표를 실시하기 시작한 지난 5일 시청률은 4.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국민의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 치고는 민망한 수치다. ‘우리들의 일밤’의 또다른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12.6%)에 비해 한참이나 뒤쳐져 있다.

게다가 예능을 위한 신입사원 선발인지,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예능인지, 그 목적과 수단이 서로 불분명해진 가운데 모두가 마음의 휴식을 얻고 싶어하는 일요일 저녁에 치열한 경쟁현장을 보여준다는 것에도 반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향을 따른 시청자 문자투표를 MBC의 직원을 뽑는 것에 적용한 지난 5일 방송 이후에는 공정성 시비까지 불거지며 인터넷이 다시 시끄럽다.

방송 이후 게시판에는 “잔인하다, 외모가 실력이냐?” “신입사원 채용과 탈락을 꼭 쇼로 보아야 하는가” “휴일 오후에 다시 삶의 치열함을 느껴 피곤하다” 등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직업 예능인들이 보여주는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와는 달리 그들은 바로 내 친구이고, 형제이고, 선후배다. 이 평범한 사람들이 ‘쇼’를 가장한 채용시험에서 웃고 우는 장면들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 대신, 피로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얼굴을 드러내고 일해야 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적 숙명을 감안할 때, 시청자의 투표(그들을 보아야 하는 사람도 결국은 시청자 이기에)는 다른 어떤 서바이벌보다 의미를 가질수도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계속된 저조한 시청률은 대부분의 시청자가 MBC의 직원, 즉 ‘국민의 아나운서’를 뽑는데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내 방송으로 돌려라” 라는 이야기가 단적인 예다.

‘슈퍼스타 K’ 의 열풍을 이어 출발한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은 그 화려한 시작과는 달리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기존 서바이벌 오디션의 시스템을 신입 아나운서 채용에 적용한 ‘신입사원’ 이 과연 시즌2를 꿈꿀 수 있을까. 수많은 논란과 비난, 그리고 “실험은 좋았다”는 평을 넘어, 대국민 문자투표로 나머지 방송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일회성 이벤트로 그쳐 두고두고 ‘실패한 공개채용’으로 후유증을 안고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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