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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마지막날 몰아치기 역전우승…선수도 팬도 즐겁다

지난주 열린 롯데 칸타타 여자 오픈. 유소연(21ㆍ한화)은 마지막날 선두와 4타차 공동 8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에 8언더를 몰아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대단하다”라는 칭찬이 오고 갔다. 서희경(25ㆍ하이트)이 올해 미국 LPGA에서 풀시드로 뛰면서, 유소연이 KLPGA를 독주할 거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작년에도 준우승만 3번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시즌이 시작된 이후 유소연은 긴 침묵을 지켜왔다. 이번 우승은 많은 골프팬들이 기다려왔기에 더 값지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번 대회는 2009년 S오일 챔피언스 대회를 떠올리게 했다. 그때도 주인공은 유소연이었다. 파이널 라운드를 공동 25위로 출발했던 유소연은 7언더파를 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실시간 스코어링을 본다고 해도 20등 아래 있는 선수가 우승을 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2009년 조니워커 블루라벨 오픈에서는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이 대회를 찾은 갤러리 모두를 흥분시켰다. 1번홀에서 8번홀까지 무려 8연속 버디를 하고 전반 스코어 28타를 기록한 것이다. 배상문은 이날 64타를 쳐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렇듯 몰아치기의 힘은 무척 강력하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한번에 날려버리려는 듯이 선수는 연속으로 버디를 해나간다. 순위는 수직 상승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늘 꾸준한 스코어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종종 예선에 떨어지고 업다운이 많더라도 몰아치기를 통해 우승한 선수가 더 많이 알려지고, 인기를 끈다. 결국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대목이다.

몰아치기는 본인이 잘치는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18홀 동안 나를 잊고 골프에 몰입할 때 이루어진다. 퍼터를 잡으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브레이크가 훤히 보인다고 한다. 이런 때 더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필요하다. 플레이가 잘 될 때 그것을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주저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기세가 꺾이고 스코어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프로들이라 해도 전반 9홀 동안 5언더를 치고서도 후반 9홀에 5오버 이상을 쳐서 결국 오버파로 그날의 경기를 끝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마추어는 더하다. 간만에 볼을 잘 치다가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생각하다 보면 스코어를 향상시키지 못하고 결국 그 핸디캡에 맞춰서 친다는 것이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노릇이다.

예상할 수 없는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스포츠를 보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스코어 차이가 나서 안정적으로 우승하는 경기보다 박빙의 승부가 골프 팬들에게는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다. 올해도 긴장감이 넘치는 승부를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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