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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켈슨 US오픈 악몽 이번엔 끝낼까?
매년 강력한 우승 후보 불구 20번 출전에 준우승만 5차례 전문가 “집중력키워야” 조언
‘골프의 신이여,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1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를 지킨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다. 많은 것이 그에게 허락됐고, 부러울게 없는 골프인생이지만 US오픈만은 그렇지 않았다. ‘왼손황제’ 필 미켈슨에게 US오픈은 20년째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20회 출전, 톱10 9회, 준우승 5회. 17일 시작되는 US오픈에서 미켈슨에게 주어진 것은 우승컵이 아니라, 최다 준우승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US오픈 정상에 서는 것을 꿈꿔왔다는 미켈슨. 그 꿈이 손에 잡힐 뻔 했던 게 다섯번이지만 그는 잡지 못했다. 99년 공동선두였던 필드의 신사 페인 스튜어트가 마지막 홀에서 4.5m짜리 파퍼트를 떨구면서 1타차 우승을 차지한 것이 미켈슨 US오픈 징크스의 서막이었다. 2002년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다시 3타차로 패했다. 그나마 아쉬움이 덜했다. 2004년에는 숏게임의 귀재라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17번홀에서 3퍼트를 범하며 더블보기를 기록해 레티프 구슨에게 2타차로 고배를 마셨다.
2006년의 준우승은 ‘윙드풋의 비극’이라 불릴 만큼 뼈아팠다. 1타차 선두를 달리던 미켈슨은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도 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하다 더블 보기를 기록해 제프 오길비에 1타차로 무릎을 꿇었다. 미켈슨이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하는 모습은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를 장식했다. 타이거 우즈가 당시 무려 12오버파로 메이저 대회 첫 컷오프된 게 위안이라면 위안거리였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09년에는 루카스 글로버에 2타차로 또 우승컵을 내줬다.
통산 21번째 US오픈 무대를 밟는 미켈슨의 각오가 다른 선수들과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전망은 긍정적이다. 올시즌 1승을 포함해 톱10에 4차례 들었던 미켈슨은 라스베이거스의 베팅업체들이 우승후보 0순위로 꼽고 있다. 페어웨이를 지켜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켈슨은 티샷때 사용할 2번 아이언을 추가했다. 2006년 마지막날 단 2차례만 페어웨이에 올려놓았던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켈슨이 우승하기 위해서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고 ▶최종 라운드 퍼트집중력을 향상시켜야하며 ▶항상 마지막 라운드에 흔들리는 약점을 극복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도 준우승에 그치거나, 평범한 성적을 거둔다면, 미켈슨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과 흡사한 독백을 되뇌이며 돌아갈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억센 러프와 딱딱한 그린을 이기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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