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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전용으론 한계’ vs ‘강원랜드 설립 취지와 배치’…카지노 논쟁
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하는 복합레저시설에 들어설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그 당위성과 부작용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문제다.

카지노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는 역사적으로, 실시간으로 증명된다. 카지노는 유치 자체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숙박업소나 문화 공간, 놀이 시설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카지노 매출은 천문학적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마리나 만에 들어선 마리나베이샌즈 호텔ㆍ카지노가 좋은 예다. ‘도덕 국가’로 불리던 싱가포르가 카지노에 문호를 연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카지노의 공간적 비중은 이곳 리조트 전체 면적(11만9000㎡)의 3%에 불과하지만 카지노 수익은 전체의 80%에 달한다.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5년여로 다른 시설(20년 이상)에 비해 훨씬 빠르다.

하지만 제아무리 귀한 ‘거위’라도 최소한의 모이와 생활 공간이 보장돼야 황금알을 안정적으로 낳을 수 있다.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가 여기서 불거진다. 외국인 전용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 실제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의 매출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 한 곳에 미치지 못한다.

내국인들의 해외 카지노 이용으로 인한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내국인 출입 찬성론자의 논거다. 한국인들이 해외 카지노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한다는 연구도 나온다. 최근 연예인 신정환이 상습 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문제가 다시 국민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비록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역을 국한하더라도 내국인의 또다른 카지노 출입허용은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정서를 감안해야 한다. 또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공존 문제와도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강원도민의 반발도 예상된다.

강원랜드 설립의 기본 정신에 해당되는 폐광 지역의 경제 붕괴를 막는다는 취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관광 수익이 국가 경제 전체를 좌우할 만한 ‘관광 국가’로서의 존립 위기,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경제 공황기에 인디언보호구역에 카지노를 허가할 만큼의 절박함이 각각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며 “단순히 관광 활성화라는 명분만으로 (내국인 출입을) 추진하기에는 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기존의 내국인 카지노 설립 취지와 배치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는 2015년 시효가 종료되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의 시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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