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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독한 입냄새 고민?…몸속 건강부터 챙기자

대부분 충치·치주질환이 원인

치과치료 불구 차도 없으면

다른 질환 가능성

축농증·비염땐 입으로 호흡

건조한 입안 세균번식 증가

침 삼킬 때 이물감 있으면

편도결석 의심을




영업사원인 직장인 이모(32) 씨는 요즘 대인관계 때문에 고민이 깊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입냄새로 상대방이 얼굴을 찌푸리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기 때문이다. 이 씨는 “늘 주머니에 휴대용 칫솔, 치약에 껌과 구취제거제까지 넣고 다니지만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입냄새는 누구나 고민거리다. 하지만 남들보다 고약한 입냄새가 난다면 대인관계도 지장을 받게 마련이다. 이 같은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소심한 성격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입냄새는 구강위생이나 치과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또 축농증이나 비염, 편도결석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기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입냄새는 이처럼 우리 몸의 건강 적신호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반드시 숨겨진 원인을 제거해 건강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각종 잇몸질환이 입냄새 유발=입냄새는 잦은 칫솔질이나 껌, 가글린 같은 보조제로는 크게 효과를 얻지 못한다. 입냄새는 주로 구강위생 문제로 발생하지만 충치나 치주 질환(잇몸ㆍ치아 뿌리에 생기는 염증), 오래된 치아 보철물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우선 구강위생이 불량하다면 식사 뒤 칫솔질을 하고 치아뿐 아니라 잇몸과 혀를 닦아줘야 한다. 충치나 치주 질환이 문제라면 치과 치료가 입냄새 완화에 도움이 된다. 치주 질환은 ‘풍치’라고도 한다. 잇몸 염증은 ‘치은염’, 치아 뿌리까지 염증이 생겼다면 ‘치주염’이라고 한다. 플라크라는 세균이 원인으로 지독한 입냄새를 유발한다. 플라크는 치석의 원인으로, 초기라면 스케일링이 효과적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 치료나 항생제 등 약물치료를 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500여종의 입속 세균 중에서 독성이 강한 세균들이 신체의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 치주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발병한다”며 “초기에는 염증만 나타나지만 악화되면 치아가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축농증, 비염, 편도결석도 원인=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켈링을 해도 입냄새가 심하다면 축농증이나 비염에 의한 입냄새를 의심해볼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콧물을 동반한다. 콧물은 코막힘을 유발해 입으로 숨을 쉬게 만든다. 입안이 건조하면 세균 번식이 늘어 입냄새를 유발한다. 악화되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postnasal drip)로 발전한다. 목으로 넘어간 콧물은 세균 분해로 역한 냄새를 유발한다. 아울러 편도결석도 입냄새의 원인이다.

편도결석은 편도선이라고 불리는 편도와(편도의 작은 구멍)에서 분비된 분비물과 입안의 타액, 구강 내 이물질이 섞인 밥알 모양의 노란 알갱이다. 요로결석과 같은 돌 형태가 아니고 물렁거린다. 타액의 분비나 기침에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구취클리닉 주형로 박사는 “평소 입냄새와 함께 침을 삼킬 때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염이나 축농증은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하며 심한 경우에는 레이저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요법을 쓰기도 한다. 편도결석은 의료용 흡입기로 빨아내 제거한다. 결석을 제거하면 입냄새는 많이 완화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완화로, 결석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입냄새의 원인인 편도결석 수술 모습.                                          [사진제공=하나이비인후과병원]

▶역류성 식도염 등 각종 질환도 입냄새 유발
=식도로 위액ㆍ위산이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도 입냄새를 유발한다.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신물 올라옴, 신트림, 속쓰림의 증상을 보인다. 주로 내시경 검사로 진단하며 식도확장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전문의는 “위 속 내용물이 역류되는 상황을 피하려면 고지방 식품 섭취나 과식을 줄여야 한다”며 “또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구부린 자세, 취침 전 야식을 먹는 습관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소화성 궤양이나 위암에 의한 유문협착 등의 원인으로 음식물의 소장으로 배출이 원활치 않으면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음식물은 위에 6~7시간가량 머무른 후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만 소화성 궤양이나 위암이 원인이 되면 음식물이 소장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물의 냄새가 심하게 나게 된다.

이 밖에도 폐의 염증, 신부전, 간부전, 당뇨 등이 원인으로 입냄새가 발생하기도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세균 감염에 의해서도 입냄새가 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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