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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업계 비리 느는데 처벌 왜 완화하나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사후 뇌물’을 의식한 특정 업계 봐주기에 경쟁적으로 나선 듯하다. 대규모 공사 수주를 둘러싼 건설 비리 제재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완화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건설사 뇌물비리 처벌 완화가 대표적 사례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발주사업의 입찰 때 뇌물을 건넨 비리 업자의 제재 강도를 입찰 제한에서 과징금 부과로 낮추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도 같은 내용의 지방계약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이미 뇌물 비리 건설업자의 등록 말소를 규정한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 1차 과징금ㆍ2차 영업정지ㆍ3차 등록말소로 완화했다. 정부의 추상같은 금품 수수 근절 의지가 무색하다.
이러니 건설 비리가 사그라질 리 없다. 롯데건설 임직원은 최근 서울 응암2구역 재개발공사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87억원을 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현대엠코와 대우건설 직원은 인천 삼산1구역 재개발사업조합에 수억원을 건네다 작년 말 구속됐고, 두산 등 6개 대형 건설사 임직원 10명도 재개발 정비업체와 조합장 등에게 46억원을 뿌리다 적발됐다. 실상이 이런데도 건설사 뇌물 관행을 오히려 방조ㆍ조장하려는 법 개정 등 조처는 ‘사후 뇌물’을 의식했다고 보기 십상이다.
시늉내기 처벌도 그렇다. 공정위는 지난달 허위ㆍ과장 광고를 표시한 ‘신라면 블랙’의 (주)농심에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했지만 쇼에 그친 느낌이다.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품질을 우골보양식 설렁탕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았고 가격도 그대로다. 이렇다 할 공식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 공정위가 진정 물가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염두에 뒀다면 5일 김황식 총리의 ‘지속적인 감시와 강력한 제재’ 주문을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아무리 임기 말이지만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하면 국가 기강이 무너진다. 실질임금마저 뒷걸음질치는 판에 건설사 뇌물과 엉터리 식품가격 거품이 서민들을 울려서는 안 된다. 국세청 전직 고위인사 같은 사후 전관예우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각종 비리를 엄벌해야 한다. 악덕 건설업자는 가중 처벌하되 이를 방조하려는 공무원도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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