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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출산은 축복인데 사회경력과 단절돼서야… 여성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 만들 것” 김태석 여성가족부 차관
공직 생활 30여년이면 공무원으로서 충분한 연륜이 쌓인 셈이다. 더군다나 한 분야에서 20년 가까운 업무를 맡았다면 베테랑이 아니라 할 수 없다. 국내 여성 관련 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태석 여성가족부 차관은 그런 의미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취임 한달을 맞아 집무실에서 만난 김 차관은 “여성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 기반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부 내 요직 거친 ‘준비된 차관’=지난달 7일 취임한 김 차관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1992년 정무장관실부터 여성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2000년 여성특별위원회를 거쳐 여성부가 공식부처로 출범한 2001년부턴 권익증진국장, 차별개선국장, 보육정책국장, 청소년가족정책실장 등을 지내며 여성 및 가족 정책 실무를 담당해 왔다.

단순히 다양한 실무를 담당한 것만이 아니다.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2005년 호주제 폐지 등 국내 여성정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들을 담당해왔다. 여성부 출신 최초 차관이라는 그의 타이틀이 더 의미있는 이유다. 부처 내 직원들은 이런 김 차관을 두고 ‘준비된 차관’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지만 그의 최대 관심사는 ‘양성평등’이다. 특히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 구축에 힘쓰고 있다.

김 차관은 “지난 2008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에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 대한 지원의 실효성이 제고됐다. 정책의 일환으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운영, 취업한 인원이 2009년 6만7519명에서 지난해에는 10만1980명으로 4만여명에 가까운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성평등 수준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UNDP(유엔개발계획)에서 발표한 성평등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8개국 중 20위로 영국,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게 나왔다”며 정부 내에서도 여성정책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여성이 직장 포기하지 않는 사회 구축에 힘쓸 것”=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여성중심의 육아와 가사부담, 이에 따른 경력단절로 인해 여성들의 정치 경제활동의 참여비율이 낮은 현실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김 차관은 “제 아내가 결혼과 출산 후 다시 일을 시작했던 적이 있었지만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며 “많은 여성들이 경력이 단절된 이후 과거보다 임금이 낮은 직종으로 이동하게 되고 경력이 짧아져 임금 격차도 벌어지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유연근무제 확산 및 가족 친화 기업문화 조성 등을 통해 여성들이 직장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해 정부위원회 여성참여 확대와 여성관리직 공무원 목표비율 준수도 꼼꼼히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차관은 “정부가 먼저 여성 인재 활용에 앞장서야 한다. 2012년까지 정부위원회 여성비율을 40%까지 높이기 위해 매년 1만명 이상의 후보군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또 공공기관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해 비상임이사 여성비율 30% 이상을 의무조항으로 바꾸고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항목에 여성임원 현황을 반영하는 방안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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