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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NNABE JOB]웹툰작가

<김다혜 대학생 기자>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동네 만화방보다 인터넷 웹툰 사이트를 더 자주 드나든다. 이제 만화책보다 웹툰이 대세인 시대가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2006년 독자만화대상 신인상과 2010년 온라인 독자만화대상 온라인 만화상을 받고 <짬> <무한동력> <신과 함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작가 주호민을 만나봤다. 인간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사회풍자가 공존하는 주 작가의 작품만큼 그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주호민
2005~2006 웹툰 <짬> 연재
2007~2008 웹툰<짬> 시즌2> 연재
2008~2009 웹툰<무한동력> 연재
2010~ 웹툰 <신과 함께> 연재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

8~9살 정도 어렸을 때 세 살 많은 사촌 형이 그림 그리는 것을 보면서, 교과서나 노트 빈칸이 안 보이도록 그림을 그렸다. 어렸을 때 작은 만화를 취미로 그리다가 입시에 실패하면서 부모님의 권유로 모 직업전문학교의 애니메이션과에 진학했는데 군대 갔다 온 후 애니메이션과가 폐지되어 버려서 약간 방황을 하다가 네이버 붐 카툰 서비스에 연재 요청을 받아들여 군대만화 <짬>을 그리게 된 것이 웹툰작가의 시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그린 작업물을 가지고 있었으면 거기서 새로운 자극이 되고 발전도 시키고 좋을 텐데 지금 그런 것이 하나도 안 남았다는 게 매우 아쉽다.

웹툰과 일반만화의 차이

일반만화는 만화잡지에 수록된 엽서를 통해서만 작가와 소통하고 그것으로 인기도를 유추했지만 웹툰은 독자와 작가 간의 소통이 댓글을 통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독자와의 관계가 직접적이고 실시간이 되었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본다.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 

가장 좋은 악플 대처법은 ‘무시’다. 악플에도 종류가 많은데, 대놓고 하는 단순한 몰이해와 막말, 비난은 무시가 답이지만 ‘재미없다’라는 악플은 악플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작가입장에서는 뼈아픈 말이겠지만 진짜로 재미없으니 재미없다고 쓴 게 아닌가. ‘재미없다’ 라는 리플도 악플로 치부해 버리면 작가로서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재미없다’는 리플도 분명히 하나의 의견이고 날카롭게 만화의 단점을 꼬집는 리플도 분명히 존재하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작품은 작가를 비춘다

만화는 어떻게 보면 작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만화 자체에 당연히 평소 생각하고 좋아하고 관심을 두는 문제들이 녹아 있어서 당연히 작가가 하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 만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만화가 곧 나 자신이고 만화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곧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니까.

작업 스타일

강풀 작가님의 경우는 만화가 30편이라고 하면 모든 처음부터 대사까지 써놓고 시작을 하시지만, 나 같은 경우는 큰 뼈대만 세워놓고 그때그때 살을 붙인다. 임기응변식으로 작업을 하는 편이라서 가끔 붙일만한 살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 막힐 때가 있는데, 이럴 때가 힘들다. 그리고 일단 취미가 아닌 만화를 그리는 것이 직업 자체가 되면서 주 2회 이런 식의 마감이 생겨 좀 더 힘들어진 면이 있다. 그래도 마감이 만화를 그리게 해주는 원동력 같다. 마감이 없다면 만화를 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웹툰의 수익 구조에 대해

웹툰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돈을 만들어 내진 못하고 있다. 일단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고, 한번 무료로 제공되어버리니까 수익을 내기가 어렵게 되어버렸다. 무료로 제공되는 것을 100원이라도 받겠다고 하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단일 컨텐츠로서는 가치가 높지만, 그 자체로는 수익을 발생할 수 없는, 그런 아이러니한 구조가 되어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만화가들 사이에 수익에 관해 고민이 많다. 만화 중간에 광고를 넣는다든지, 드라마 중간에 PPL이 들어가는 것을 차용해 주인공이 음료수를 특정음료수를 마신다든지 하는 식의 논의가 있긴 한데,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 앞으로 e-Book시장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원고료이다.

웹툰의 수익 구조가 다른 것들도 비슷하겠지만, 상위 10%가 전체 파이의 90%를 차지한다. 수작이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수작은 수많은 범작들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 수익구조는 이러한 범작을 그리는 작가들이 살아남기 너무 어려운 구조이다. 10개의 작품 중에 하나만 수작이 나온다 치면 나머지 9개의 범작을 그릴만한 환경이 필요하다. 다른 지원정책보다 현실적인 원고료와 그걸 지원해 줄 수 있는 정책이 가장 급선무이다.

나의 무한동력

‘재밌다’라는 말을 듣는 것. 이게 나에게 가장 큰 힘이다. 독자들의 감탄과 격려가 계속 만화를 그리게 하고 더 좋은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욕망을 생기게 만든다. 나는 ‘재미없다’라는 말을 들으면 좀 더 분발해서 더 열심히 하는 타입이 아니라 그냥 접어버리는 스타일이라서 ‘재밌다’라고 말해주는 독자들의 칭찬이 지금까지 만화를 그리게 하는 무한동력인 것 같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무한동력을 그릴 때의 일이다. 무한동력이라는 컨셉트와 아이디어는 TV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던 무한동력을 제조하는 아저씨의 일을 만화로 옮겼다. 수소문 끝에 그 아저씨 연락처를 알게 되어 자기를 모델로 만화를 그렸다고 했더니 해 줄 얘기 많다고 무척 좋아 하시더라. 대전에 사시는데 나보고 꼭 오라고 초대하셨지만 결국 못 가고 만화책만 보내 드렸다. 


tip. 만화작가 지망생에게

1. 수작이란 수많은 범작 가운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둘 것. 스치는 생각이나 아이디어, 생활의 모습을 캐치하는 관찰력을 길러서 만화에 활용하라.

2. 다양한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기쁘고 슬프고 억울하거나 서운한 일 등. 이런 경험 속에서 풍부한 감정을 느끼면서 좀 더 표현력이 깊어진다.

3.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만 어울리지 마라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만화만 보고 만화 그리는 친구들만 어울리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살다 보면 대화의 주제와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진다. 다양한 환경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독자적인 필터링 거쳐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는 게 필요하다. 이런 것이 창작이다.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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