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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리콥터맘·인공위성맘 넘어…우리 엄마는 ‘매니저 맘’
3040엄마들 스터디그룹 결성

카페서 원어민 영어회화공부

유명 주부탤런트도 참여


일일이 간섭 헬리콥터맘 넘어

숙제봐주고 커리큘럼짜주고

연예인매니저처럼 자식 관리


엄마들은 제니퍼 씨에게 이해가 어려운 영어 단어나 표현을 물어보고 책을 함께 읽으며 발음 교정을 받았다. 이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간 오전 시간 잠원동이나 반포동 커피숍에 모여 주 2회, 2시간씩 영어 공부를 1년째 해오고 있다.

이러한 ‘강남 엄마’들의 오전 카페 스터디는 강남에서 이미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교육열이라면 세상 어디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는 ‘강남 엄마’들은 이제 아이들 교육을 위한 자체 ‘스터디’에 뛰어들었다. 어지간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낸다는 요즘의 어려운 ‘애들 숙제’를 봐주고 아이들의 성적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의 주변을 맴돌며 일일이 간섭하던 ‘헬리콥터 맘’에서 자녀의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성적을 관리하는 ‘교육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하는 속칭 ‘매니저 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터디에 나온 주부 염모(40ㆍ반포동) 씨는 “스터디 멤버를 처음 만난 건 반포동의 영어 학원이었다”며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엄마(학원 수강생)들과 직접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8ㆍ잠원동) 씨는 “아이들이 학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모르는 내용을 물어볼 때를 대비해 공부한다”며 “살림을 하다 보니 대학 때 배운 영어를 계속 잊어버려서 애들 교육이나 자기계발 차원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처음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면서였다. 유치원의 원어민 선생님들과 자녀에 대해 상담하려다 보니 영어 말하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씨는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냈더니 유치원 선생님 중에는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분도 있다”며 “상담할 때 영어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엄마가 영어를 얼마나 할 줄 아느냐에 따라 선생님이 아이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신경 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이가 커갈수록 부쩍 어려워지는 영어 교재를 보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영어 공부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처럼 자녀 교육에 대비해 영어 스터디를 하는 주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도곡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0) 씨는 “영어 스터디를 한다는 엄마들이 있다는 얘기는 종종 들었다”며 “삼성동에 사는 유명 주부 탤런트 S 씨도 동네 커피숍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터디 모임이 꾸준히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이 제각각이고 엄마들의 동선이 이에 맞춰지다 보니 시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 씨는 “방학이 되면 아이들 학원 데려다주느라 바쁜 데다 영어 캠프니 뭐니 해서 다 같이 모이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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