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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고향, 야생의 초원으로…
원당·장수·제주종마목장…하늘하늘 드러눕는 풀밭 걸으며 나를 만나는 시간
수채화 같은 풍광속 푸른 바람

솔밭 오솔길 걸으며 삼림욕

야생화 만발한 산책로엔 갈대의 노래

걷다 힘들면 그늘막서 쉬면 될 일



더위와 비가 번차례로 우릴 괴롭힌다. 업무와 과제는 유리 천장이 돼 우리를 날지 못하게 했다. 아직 날개가 있다. 사람의 바다가 출렁대는 해수욕장으로 갈까, 각자의 휴가가 부딪치고 아우성치는 계곡으로 갈까. 북적대는 휴양지를 피해 집에서 TV나 보고 있기에는 여유로운 날들이 아깝다. 자연과, 동물과 호흡하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쉬고 즐길 수 있는 곳. 원당, 장수, 제주에 위치한 종마목장이 부른다.

▶수채화 같은 초원이 있는 곳…원당 종마목장=가장 먼저 둘러볼 만한 목장은 수도권 내에서 푸른 초원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원당 종마공원.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마을버스로 5분만 달리면 눈앞에 시원한 초원이 펼쳐진다.

싱그러운 풀냄새가 먼저 반기는 원당목장은 1997년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이후 꾸준히 방문객 수가 늘고 있다. 주말이면 평균 3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나들이 명소로서 각광받고 있다. 주중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소풍으로, 주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활용된다. 이제는 일산호수공원과 함께 고양시를 대표할 만한 시민들의 쉼터로 손꼽히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원당 종마공원.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마을버스로 5분만 달리면 눈앞에 시원한 초원이 펼쳐진다. 북적이는 서울 한복판에서 온 방문객은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휴식이 된다.

이곳은 KRA 한국마사회의 목장 중 가장 오래된 곳이자 최초의 국내 경주마가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86년 시작된 ‘메이드인 코리아 호스(한국산 경주마 탄생)’ 프로젝트는 90년에 들어선 제주, 2007년 들어선 장수 경주마육성목장으로 이어졌다. 원당목장은 그 본산이자 프로젝트를 가능케 한 핵심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의의는 사실 잠시 제쳐놓아도 좋다. 원당목장의 핵심은 훌륭한 자연경관이다. 처음 방문을 한 사람이라도 경관을 바라보면 ‘어디서 한번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왜일까.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편안하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이곳의 초원이 영화 ‘각설탕’을 비롯해서 다양한 영화, 드라마, CF에 곧잘 등장했기 때문. 약 4㎞ 길이의 이 이국적인 산책로는 매주 수요일~일요일 운영되고,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절기(11~2월)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된다.

원당 종마목장에서는 8월 중순부터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산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승마체험프로그램, 장제 작업 견학, 말 관련 영화 상영 등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다양한 견학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원당 경주마 목장은 벌써부터 휴식과 교육, 두 마리 토끼를 쫓는 학부모들에게 일석이조의 관광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도권 내 가까운 거리에서 말을 실컷 만져보고 같이 놀며 교감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원당 종마공원의 큰 장점이다. 북적이는 서울 한복판에서 온 방문객은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휴식이 된다. 근교 여행치고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솔숲서 삼림욕하고 풀밭 달리기…장수 종마목장=전북 장수군에 위치한 장수목장의 매력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장수목장 산등성이에는 약 1㎞ 구간(도보로 50분 소요)의 솔밭 오솔길이 조성돼 있다. 길 곳곳에 벤치나 평상이 준비돼 있어 느긋하게 솔숲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이른바 생태숲길 체험이다.

장수 종마목장(사진 위)과 제주 종마목장의 목가적인 풍광.

또 승마체험장 앞에는 작은 말에게 사과, 당근 등 먹이를 줄 수 있는 먹이주기 체험장이 있다. 먹이는 승마체험장 안내소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매년 3~11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30분~오후 4시까지다. 물론 모든 이용료는 무료다. 관광객들은 경주마들이 뛰어노는 방목장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며 장수목장의 수려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전화(063-350-3700, 3717)나 인터넷(http://krafarm.kra.co.kr/)으로 미리 견학 예약을 하면 홍보 영상물 관람, 씨수말 마사, 관상마방, 승마 체험까지 체계적인 견학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매주 수요일~일요일,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맡기 힘든 풀냄새를 들이쉬며 자유로이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그늘막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여름 휴양지의 기분 좋은 공식이 적용되는 곳이다. 승마 체험장 앞 초지는 방문객들의 풀밭달리기 체험장이다. 돗자리를 안내소에서 무료 대여하고 있다. 풀밭에 설치된 그늘막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승마체험장 앞쪽 솔숲에는 솔밭 삼림욕 체험장이 조성돼 있다. 계단을 오르면 평상이 구비돼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노송나무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의 풍부한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올레길 뺨치는 목장길 트레킹…제주도 종마목장=제주도 하면 유명한 길이 떠오른다. 다름 아닌 올레길. 요즘 뜨는 곳은 여기다. ‘제주경주마목장 트레킹로’. 올레길 못지않은 수려한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목장 내 ‘목장체험 트레킹’은 원당과 장수의 목장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제주도 목장만의 자랑거리다.

한라산의 너른 품, 오름의 아늑한 정취와 함께 경주마 생산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웰빙 트레킹 코스다. 경주마들이 뛰어노는 방목장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며 제주의 멋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꽃피는 계절에는 분홍색 노루귀, 흰색 노루귀, 변산바람꽃 등의 야생화가 만발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데, 여름에는 트레킹로 주위의 갈대밭이 바람을 맞아 푸른 물결을 만든다.

트레킹 코스는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개방한다.(공휴일 및 마사회 휴무일은 운영하지 않음.) 사전 예약이 필요 없이 제주경주마목장 방문객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길이는 약 3.5㎞로 어른 걸음으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자전거를 타고 돌 수도 있다. 자전거는 본관 앞에서 무료로 대여해준다. 또 제주경주마목장에서는 말들과 함께 뛰노는 노루를 구경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자연의 목가적 매력에 흠뻑 빠져봤다면 그 다음은 수십억원대의 명품말들을 구경할 차례. 이게 또 제주목장만의 매력이다. 39억원짜리 볼포니, 35억원짜리 오피서 등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는 씨수말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질 좋은 원목으로 널찍하게 만든 ‘호텔급’ 마방에서 기품 있는 자태에 탄탄한 근육을 뽐내고 있는 말들을 본 이들은 절로 탄성을 내곤 한다.

체계적인 제주목장 가이드를 원한다면 전화(064-780-0131~4)나 인터넷(http://krafarm.kra.co.kr/)으로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홍보 영상물 관람부터 경주마 동물병원, 마혼비(馬魂碑), 교배소, 씨수말 마사, 씨수말 패독(paddockㆍ작은 방목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견학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 운영된다.(정오~오후 1시 점심 시간 제외) 이용료는 무료다.

아이와 미녀, 동물이 나오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30초짜리 CF도 사람들의 이목을 확실히 끌 수 있다고 했다. 이들과 조금 더 오래 시간을 보낸다면 2011년 여름휴가도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것. 목장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임희윤 기자/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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