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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 식사후 커피한잔은 위장에 독…
먹는양 줄이면 위 준다?

포만감은 위 아닌 뇌 기능


물 말아 먹으면 다이어트?

소화액 희석…되레 소화불량


식후 30분내 달콤한 낮잠?

위산 역류로 가슴통증 유발

직장인 김현정(26) 씨는 최근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였다. 밥 먹는 양을 줄인 뒤부터는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낀다. 김 씨는 주변사람에게 “위가 줄어든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말은 다이어트를 반복하거나 식사량이 눈에 띄게 달라진 이들에게서나 자주 듣게 된다. 자꾸 먹게 되는 경우도 위가 늘어서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나 위가 줄었다거나 늘었다고 말하는 건 잘못된 상식이다. 소화를 시키려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탄산음료를 먹거나 식후 단잠을 자는 일, 식후에 커피 한 잔도 ‘위장’에 관한 잘못된 상식에 속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고무줄 위장은 없다. 뇌 기능에 의해 포만감 다르게 느껴=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고동희 교수는 “병적으로 폭식을 하거나 거식을 하지 않는 한 위장은 정상 크기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고 말한다. 포만감이나 식욕은 위가 아니라 뇌기능과 더 연관이 깊다.

뇌 안에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시상하부라는 중추와 공복감을 느끼게 하는 섭식중추가 있어 식욕을 조절한다.

음식물 섭취 후 체온이 상승하면 시상하부 체온도 상승한다. 이는 포만중추를 흥분시켜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반대로 혈액 내 영양분이 감소하면 섭식중추가 자극받아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혈당이 떨어지면 식욕을 강하게 느끼곤 한다.

그 외에도 시각, 후각, 미각 그리고 심리적인 연상이나 믿음으로도 식욕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다이어트 위해 물 말아 먹는 습관, 소화불량 유발=흔히 밥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도록 하려고 밥 먹는 중간 중간 물을 자주 마시기도 한다. 또 밥이 잘 넘어가지 않으면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소화를 방해하는 주된 요인이다. 음식물을 잘게 부수도록 하는 것이 치아의 저작(mastication)작용이다.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 이같은 저작작용을 방해하고 소화 장애를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위 속에 있는 소화액이 물에 희석돼 위장의 소화 능력도 방해를 받는다. 또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탄산음료를 마시면 속이 뚫리고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탄산음료가 위의 음식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소화를 돕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반복하거나 식사량이 눈에 띄게 달라진 사람은 위가 줄거나 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식욕은 뇌 기능에 의해 좌우된다. 위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자가진단이나 민간요법을 쓰게 되면 자칫 건강을 크게 잃기 쉬운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위장장애가 있는 경우, 탄산음료가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을 약화시켜 위산 역류를 유발하고 폐경기 여성이나 장기간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탄산음료의 카페인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만큼 삼가는 것이 좋다.

▶식후 커피 한 잔도 위장에는 독=식사 후에 마시는 커피도 주의해야 한다.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도와주고 각성의 효과도 있지만 위장질환자는 식도와 위장 사이를 막고 있는 밸브를 느슨하게 하면서 위산 역류로 가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커피는 대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하는 만큼 급ㆍ만성 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삼가는 것이 좋다. 식후 수면도 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후 30분 이내에 눕거나 엎드려 수면을 취하는 것은 가슴 통증이나 변비 등 소화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눕거나 엎드린 자세는 음식물의 이동 시간을 지연시킨다. 이는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의 각종 소화기 증상의 원인이다. 식후 곧바로 눕는다면 소화기관의 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변비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과음 후 구토 유발도 건강에는 치명적=과음 뒤 어쩔 수 없이 토하는 것은 위장이 알코올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신호다. 하지만 구토가 습관이 되어버리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은 “한두 번씩 인위적인 구토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인위적인 구토가 지속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식도가 위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심한 구토는 위, 식도 접합부에 열상이나 손상을 주어 소화기관의 출혈을 일으키는 말로리-바이스 증후군(Mallory Weiss syndrome)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ㆍ[사진제공=비에비스 나무병원·한림대 한강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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