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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투표 고발 이지문 중위, 정치학 박사됐다
제14대 국회의원선거를 이틀 앞둔 1992년 3월 22일. 이른바 ‘군 부재자투표 양심선언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이지문(43·사진) 씨가 26일 연세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논문 주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질적 고양을 위한 추첨제 도입 방안 연구.’ 

이 씨는 논문에서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본질이 ‘대표’의 문제라고 보고 ‘시민의원단’을 통한 추첨 방식으로 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다양한 사회, 경제적 계층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선거 과정의 각종 부정과 지역감정, 연고주의로 인한 분열을 예방하면서 막대한 선거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19년 전 자신의 양심선언이 “잘못된 투표로 엉뚱한 후보가 대표자로 선출된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논문은 선거제의 여러 맹점에 대한 고민을 20년 가까이 계속해온 결과물인 셈이다. 

20여년 전 양심선언은 평범했던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군에서 파면돼 이등병으로 불명예 제대했고, 입대 전 장교 특채로 입사한 굴지의 대기업에도 복직하지 못했다. 그는 양심선언을 계기로 사회운동에 눈뜨게 됐다. 시민단체 ‘공익의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을 꾸려 공익 제보, 내부고발자를 상담하고 보호하는 일을 했고 최연소 서울시의원도 지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사진=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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