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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데없인 일 못본다고?…치질환자 너무 깨끗해도 탈난다
높은 수압 환부 자극

출혈·심한 통증 일으켜

3~5분 온수좌욕 더 효과적

일하는 틈틈이 가벼운 체조

화장실선 5분 넘지 말아야





치질 초기 환자인 직장인 이대로(39) 씨는 용변 뒤 항문을 세척하는 기구인 ‘비데’(bidet) 사용 시 늘 불안하다.

치질에 좌욕이 좋다는 말에 집에서는 물론 사무실에서도 비데가 설치된 곳에서만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언제부턴가 비데 수압을 가장 낮게 조절해도 통증과 출혈이 동반됐다.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치질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비데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항문은 신체기관 중에서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가장 예민한 부위다. 항문 속에 방귀가 들어있는지, 굳은 대변이 들어있는지를 감지할 수 있을 만큼 감각이 발달했다. 이처럼 민감한 항문은 비데의 오ㆍ남용이나 화장실에 오래 머무는 배변습관, 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쉽게 질환을 얻거나 악화되는 만큼 평소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의 조언을 통해 잘못된 생활습관과 올바른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비데 오ㆍ남용 주의해야=비데는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가고 있다. 거친 화장지로 항문을 닦는 것보다 물로 개운하게 씻어낸다는 점에서 제대로 알고 쓰면 항문청결과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오ㆍ남용에 따른 부작용이다. 비데의 높은 수압은 치질 등 항문질환 환자에겐 환부 자극으로 인해 출혈,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항문질환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비데의 사용 시간과 횟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번 사용 시 지나치게 오래 비데를 사용하면 센 물줄기로 항문이 상처를 입게된다. 이는 세균에 의한 염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비데 관장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도 대장의 가장 마지막 부분인 ‘직장’(rectum)의 감각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또 변이 딱딱하게 굳는 ‘변비’(constipation)의 악화나 배변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변실금’(fecal incontinence)의 원인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이두한 대항병원 원장은 “하루 4~5차례 이상 자주 비데를 사용하면 항문 보호층이 손상되면서 항문을 건조하게 만들어 ‘항문소양증’(pruritus ani)이라는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질환이 있다면 비데보다는 3~5분 정도의 온수좌욕이 더 효과적이다. 항문주위의 혈류를 증가시켜 상처 치유를 돕고, 부종이나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질 제대로 알아야 고친다=치질은 항문에 나타나는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항문 밖으로 근육이나 혈관 덩어리가 빠져 나오는 것을 치핵, 항문이 찢어져서 생긴 것을 치열이라고 한다.

또 항문 주위가 자꾸 곪아 구멍이 생기면서 고름이나 대변이 밖으로 새는 것은 치루라고 한다. 이런 여러 항문질환 중 치핵이 70% 이상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치핵을 치질이라 한다.

치핵은 내치핵(암치질)과 외치핵(수치질)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대변을 볼 때 콩알 만한 것에서 계란 정도의 크기까지 근육이나 혈관덩어리가 빠지는 경우인데 손으로 밀어 넣으면 안으로 들어간다. 초기에는 아프지 않지만, 악화돼 조직이 찢어지면 통증과 출혈을 동반한다. 외치핵은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변 볼 때 가끔 출혈이 있다. 


한양대병원 외과 이강홍 교수는 “외치핵은 합병증이 없거나 통증이 생긴 후 3일이 지나면 수술을 할 필요는 없지만 불편할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다”며 “내치핵은 통증도 있다면 합병증이 생긴 것이므로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 한번 5분 이내 배변 등 습관이 중요=올바른 배변습관은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루 한번에 5분 이상 변기에 앉지 않아야 한다. 또 5분 내에 배변이 되지 않으면 배변을 중단해야 한다. 배변을 원활하게 하려면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등의 곡물류, 고구마, 감자 등의 구근류, 사과, 알로에, 당근 등 채소나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알코올은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도 증가해 치핵 부위에 출혈과 통증을 유발하는 만큼 금주하는 것이 좋다. 좌욕은 온수와 냉수를 적당히 섞어 미지근한 온도가 적당하다. 횟수는 한번에 3~5분간, 하루 두세 번 정도, 배변 직후, 외출 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고정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수시로 자세를 바꾸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도 항문 건강에 좋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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