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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장왜곡 부추긴다
집 살 사람은 신고가보다 낮은 매물만 찾고

전세 놓을 사람은 신고가 이상 받길 원해

매매가 하락·전세가 고공행진 부작용 초래







2006년부터 도입된 실거래가제도가 극심한 매매 시장의 침체와 전세 시장의 강세 흐름 속에 일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선 거래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거래 가격 정보 제공과 세제 투명화에 크게 기여를 한 실거래가 제도이지만, 워낙 극명하게 차이나는 매매와 전세시장의 가격에 일부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 공개된 실거래가격이 매매가는 더 떨어드리고 전세가는 더 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 매매 시장은 주택 매매 거래가 극히 부진한 탓에 신고되는 매매 건수 대부분은 급매물이다. 일반적인 가격보다 크게 낮게 신고된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신고 가격과 일반적인 호가 매물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희망 가격에 간극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매수자는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제시하며 더욱 낮은 가격의 매매 물건만을 찾게 되다 보니 거래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실제 최근 급락세를 거듭하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경우 공개된 실거래가격 정보가 짒값을 더 떨어뜨리게 만든다. 

극심한 전세난과 매매 시장의 침체로 매달 공개되는 매매 및 전ㆍ월세 실거래가격이 저항 및 지지가격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에 일부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개포동 J공인 관계자는 “물량이 많은 개포주공1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지만 공급면적 56㎡의 경우 한 달 사이 1억원 정도나 떨어진 모습”이라며 “한 번 거래가 생기면 사려는 사람은 그 보다 싼 물건을 찾고, 사정상 급매물을 내놓는 사람도 자포자기로 일단 팔고 보자는 식으로 가격을 내리니까 더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구 둔촌동의 주공단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실거래가격과 매도 호가 사이에는 약 1000만원 가격의 가격 차가 존재하는 실정.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이상 매수자들은 신고된 실거래 가격 보다 낮은 매매 물건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바뀌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전셋 시장에서는 신고된 실거래가가 전세 가격의 고공행진에 탄력을 주는 모습이다. 대치동 M공인 관계자는 “전셋집을 찾는 사람은 많고 물량은 없으니 받을 수 있을 만큼 받겠다는 집주인들을 말릴 수가 없다”이라며 “실거래가 정보가 뻔히 보이니 그 이상을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부동산 시장이 워낙 불황이다 보니까 실거래가 정보 공개가 매매가 하락을 부추기거나 전셋값 상승을 이끄는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인터넷 등으로 공개된 실거래가 정보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람이나 처분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가장 기초적인 정보가 되고, 부동산 거래를 투명하게 이끈다는 순기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식ㆍ백웅기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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