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이 ‘조폭 칼부림’에 초상집 분위기다.

경찰청이 지난 21일 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장례예식장에서 일어난 인천 조폭 난투극과 관련, 인천지방경찰청 수뇌부에 대한 전면 감찰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인천경찰이 지휘계통을 통해 보고하는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허위ㆍ축소했다는 의심에서 조현오 경찰청장이 강도높은 감찰조사를 단행하게 한 것이다.

의심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인천경찰 수뇌부들도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지난 24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지휘ㆍ통제 및 부실한 보고에 책임을 묻기로 방침을 정하고 신두호 인천경찰청장 등 인천경찰청 지휘부에 대한 감찰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청은 이날 “인천경찰청 수뇌부가 상황을 정확히 보고받지 못해 지휘ㆍ통제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러면서 본청에도 당일 상황을 제대로 보고 하지 않아 경찰청 수뇌부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폭들의 난투극 상황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조 청장은 이날 인천경찰청 수뇌부에 대해 비난했다.

조 청장은 “조폭 숫자가 많다고 경찰이 위축돼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건 경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런 직원은 계급을 막론하고 경찰 조직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비난은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인천경찰청 고위 간부들까지도 모두 징계하겠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의 날을 피로 얼룩지게 한 인천 조폭 난투극 수사에 대해 인천경찰은 비상체제로 돌입하면서 조사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상황에 적극 대처했어도 결과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니 만큼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이번 사건은 물론이고 조폭 관리 대상자들을 시작으로 철저한 관리 및 조폭 관련, 종보를 수집해 사전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비 등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경찰청은 지난 24일 모 방송사에서 화면으로 내보낸 인천 조폭 난투극 관련 뉴스 화면과 모 중앙일간지 사진 캡쳐 때문에 곤욕을 치루었다.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장면이 마치 인천 장례예식장에서 벌어진 조폭 폭력사태를 진압하기 위한 장면으로 시청자 등 시민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켜 사건 자체가 은폐되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장면은 지난 2009년 1월 인천 남구 주안동 모 쇼핑몰 이권 개입 문제로 싸움이 벌어진 상황을 진압하기 위한 장면이었는데 방송사와 중앙일간지가 각각 자료화면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이인수 기자 @rnrwpxpak>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