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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불만은 '식사'<중국인 관광실태 필드워크1>
[베이징=서병기 기자] 정부와 여행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두 번째로 큰 인바운드 관광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에서는 중국인의 한국방문에 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인에게 친절하지 못한 우리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자성론도 일고 있다. 중국 관광객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국인들의 여행 성향에 대한 심도 있는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여행 성향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관광학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펼치는 ‘중국인 관광객 300만명 유치를 위한 학ㆍ관 연계사업’이다. 지난 7월 수원 경기대에서 열린 국제관광학술대회의 중국 여행객 유치전략 논문 발표(제 1회 외래관광유치 우수프로젝트발굴 학관연계 사업)에서 뽑힌 세 팀, 을지대와 목포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학생들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자신의 논문과 제안서를 발표하고 중국 관광객의 성향에 대한 현지 필드워크를 진행했다. 을지대팀은 ‘대한민국 5色으로 물들다’를, 목포대팀은 ‘중국학생 가족 관광객 유치방안’을, 서울과학종합대학원팀은 ‘Giddens의 근대성 이론을 기반으로 한 중국인 관광객 유치방안’을 각각 발표한 후 현지 조사를 통해 초기 논문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들은 3박4일 동안 중국사회과학원, 북경연합대학과 여행 관련 직원만 1000여명이나 되는 중국청년여행사(CYTS) 의 여행전문가들 앞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이들로부터 소감을 들어봤다. 여행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 중 관광학과가 특화된 북경연합대학에서 이지휘 박사가 발표한 ‘중국인의 한국관광 시장분석’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중국인민대학 석사인 이지휘 박사는 2005년부터 3년간 국비유학생으로 경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여행사에서 10년간 일한 적도 있고, 지금은 베이징 석유화공학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박사는 “1992년 한ㆍ중 수교가 체결되고 1998년 한국이 중국정부의 관광목적지 허가국가(ADS)로 지정되면서 중국인의 방한 시장규모는 급성장해 지난해의 경우 180여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한국은 재방문 의향이 해마다 높아지는 등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나 문제점도 적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 박사는 “한국은 2004년부터 7년 연속 여행만족도가 5점 만점에 4점에 근접했지만 다른 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즉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 만족도보다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낮다”면서, 하지만 “한국 공항의 입출국 수속은 항상 높은 점수로 나타났다. 관광정보 안내서비스는 4점이지만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쇼핑은 2007년부터 4점대를 돌파했다. 중국인들이 옷과 전자제품, 화장품을 많이 산다. 한국의 숙박에 대한 평가는 2007년부터 4점대를 맴돌고 있는 등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교통도 베이징만큼 막히지 않아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중국인의 한국관광 시 최대 문제점으로 식사 불만을 지적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식사문제가 주된 불만사항이며, 한국의 식당 규모가 작아 비좁은 것을 중국인들이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중국인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나 한식은 기름이 적고 주로 탕 종류와 김치 반찬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한 후 “중국인도 남방과 북방민의 식습관과 문화적 토양이 다르므로 이를 연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중국인은 항상 쇼핑을 원한다. 동대문시장, 명동 쇼핑은 좋다. 바다가 있는 제주도도 가고 싶어 한다. 난타쇼도 좋아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인에 대한 관광가이드는 부족한 편이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관광 분석과 예측 지침을 내놓는 저명한 관광학자인 장 광루이 중국사회과학원 여유(旅遊)연구센터 주임연구원 겸 교수의 강의도 유익했다. 장 교수는 “중국은 소비 관념이 확산되며 90년대 중반부터 3개의 골든 위크에는 외국여행이 집중적으로 늘었다. 2000년대 중국인의 꿈은 집, 차, 여행이다”면서 “한국정부는 중국인의 비자를 간략화하고, 한국관광공사도 중국어 홈페이지를 잘 만들었다. 베이징의 TV에 한국의 이상적인 생활을 소개하는 것도 중국인의 한국여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중국인의 주요 여행지는 홍콩 마카오 대만이며, 대만은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여행과 교육, 의료관광도 증가세인데 제주도 섬여행을 특히 좋아한다”면서 “중국에는 집에선 아끼고 밖에선 많이 쓰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단체 선물구매를 많이 하는데, 세계적인 명품 관광 중 25%가 중국인이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어 “중국은 대국으로 인구가 많고 지역이 넓어 지역 격차도 심하고 사람들의 성향과 습관도 달라, 이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대국이라 큰 걸 좋아하고, 역사적 배경지, 사관(史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중국사람은 난타처럼 시끄러운 걸 좋아하며 김치만들기도 좋은 경험이다”고 말했다. 다만 언어가 잘 안 통해 가이드와 표지판이 보강돼야 하며, 최근 중국어 표지판이 늘긴 늘었지만 서울과 제주 정도이며 그나마 일본식 한자가 많아 불편하다는 점을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장 교수는 “스리랑카 아이들의 웃는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웃음에는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인을 그냥 대접해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청년여행사의 실무진도 중국인이 한국여행을 할 때 참고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많은 조언을 했다. 한국 담당인 왕센준은 “중국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비슷한 주제의 드라마가 반복됐고, 한국 스타가 인터넷을 통하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등 희소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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