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큰 음식이 아름답다…가난할수록”
“값싼 더블치즈버거는 소외계층의 리무진인가?”

웰빙열풍이 거세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많은 양의 음식을 사는 사람이 ‘능력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최근 조사결과 나타났다. 특히 ‘빅 사이즈’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은 소외계층에서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데렉 러커 박사는 이런 연구결과를 ‘소비자 연구 저널’에 발표하면서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낮은 소비자들이 크기가 큰 음식을 통해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러 설정의 실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먼저,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다른 소비자들이 피자나 커피 등의 음식품목을 크기 별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그들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를 유추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큰 것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일수록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음식값은 크기와 상관없이 무료라는 설명을 미리 해줘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직접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먹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스스로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낮다고 답한 사람들일수록 더 큰 음료나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고급파티일수록 작은 음식이 제공된다’거나 반대의 정보를 제공한 뒤 음식을 선택하도록 했을 때는 소외계층일수록 고급파티에 제공되는 음식의 크기를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에 대해 러커 박사는 가짜 명품백을 들고 쇼핑을 가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핍된 사람일수록 욕구불만이 크다”면서 “크기가 큰 음식은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원하는 모습 사이의 불일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해결책이 일시적이며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순간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의 비만인구 조사결과와도 일치한다. 지난 20년간 미국 비만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수입이 낮은 가정일수록 비만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 소득 1만5000달러 미만 가정의 경우 비만률이 34%에 이르는 반면 연 소득 5만 달러 이상의 가정의 비만률은 25%로 집계됐다. 지난 20년 간 미국의 탄산음료 크기는 52%, 햄버거 크기는 23% 커졌다.

러커 박사는 “인간의 소비행동을 좌우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다 알 수는 없다”면서도 “아침저녁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회사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많은 서민들이 저녁 때 정크푸드로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데 이 두 가지 사이에는 분명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러커 박사는 이 같은 소비행동으로 인한 건강문제 발생을 줄이기 위해 비만의 위험보다는 건강행동의 이익을 강조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