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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단의 변화…대한민국 밥상은 지금 ‘WISE’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최근 3년 간 우리 기업 경영이나 직업선호도 그림을 확 바꿔놨지만, ‘대한민국 식탁’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너도나도 배고픈 시절엔 무조건 ‘양’으로, 경제발전과 더불어선 영양식으로 채워졌다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엔 다이어트 식단으로 변화한 우리네 식탁. 이제 글로벌 금융위기 3년 만에 우리 식탁이 ‘똑똑한(WㆍIㆍSㆍE) 식단’으로 진화한 것이다. 웰빙(Well-being), 고물가(Inflation), 싱글(Single), 간편(Easy)이 확고한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닐슨컴퍼니의 소비자 패널자료를 입수해 전국 3000명 가정주부의 ‘글로벌 금융위기 3년, 장바구니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싱글족의 증가와 패스트푸드 선호 현상이라는 시대적 추세에다 글로벌 경제 위기 앞에서 ‘현명한 소비’를 중시한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대한민국 식단이다.

‘새로운 웰빙’이 두드러진다. 웰빙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좀더 대중화됐다. 지난 3년간 웰빙음료로 각광받았던 홍초ㆍ흑초와 같은 건강식 식초음료 소비는 무려 112.2% 증가했다. 무가당, 유기농 등 다양한 요구르트 제품도 큰 인기를 누렸다. 일본 지진에 따른 방사능 우려로 생선 소비는 줄어든 대신 “국내 연안에서 길러진 김은 안전하다”는 인식 덕에 김 판매는 22.4%나 늘었다.

인플레이션이 몰고온 바람도 대단했다. 지난 여름 가격이 폭등했던 돼지고기 소비는 1.8% 감소한 반면 호주ㆍ미국산 수입 쇠고기 증가로 쇠고기 판매는 8.1% 증가했다. 건강식품으로 뜨고 있는 오리고기는 24%나 상승했다. ‘돼지소비 대체 현상’은 30대, 40대 가정에서 뚜렷했다. 쇠고기 소비를 각각 16.0%, 3.9% 늘린 대신 돼지고기는 7.5%, 6.3% 줄였다. 다만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가정은 상대적으로 비싼 쇠고기를 9.0% 줄이고 저렴한 닭고기(23.8%) 돼지고기(16.1%) 오리고기(3.2%) 소비를 늘렸다.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가구가 늘면서 조미료 맛소금은 54.4%나 소비량이 늘었다. 최근 ‘싱글’ 가정의 증가와 더불어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면서 ‘간편식’ 시장도 폭발 증가세다. 싱글족의 필수품인 즉석 레토르트식품(즉석 밥ㆍ죽 등) 판매는 56.3% 늘었고, 씨리얼 소비는 35.6% 상승했다.

식탁도 생물임을 증명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 상황과 소비 트랜드와 맞물려 식단은 살아 움직이면서 변화한다. 지난 3년 간 엄청난 컨텐츠 변화를 가져온 우리 식단. 한-EU,한-미 FTA 등으로 점점 더 글로벌되어 가는 와중에 ‘대한민국 WISE식단’이 또 어떻게 바뀔 지 주목된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3년간 고물가현상과 생활패턴 변화가 우리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면서 “새 소비패턴에 부응하기 위한 소매유통기업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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