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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색 돈봉투 가득” 고승덕 작심폭로 왜
공천권 노린 무리수 해석

일부선 ‘어쩌다보니’ 평가도


9일 기자회견을 하는 고승덕의원을 보면서, 기자들은 “작심을 했구나”라며 웅성거렸다. 그는 사건이 불거진 초기만 해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쩌다보니 ‘폭로 아닌 폭로’를 하게 됐다고 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작심한듯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고 의원은 이날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속에서는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면서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발언했다. 그동안 자신에게만 쏠려있는 관심을 다른 의원들에게(친이계) 돌린 것이다.

한때 충성도 높은 친이계였던 그가 왜 이 같은 폭로로 친정에 칼을 꽂았는지 배경을 놓고 각종 설(說)이 난무한다. 그는 ‘왜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문제를 지금 폭로했느냐’는 질문에 “즉흥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18대 국회 내내 느낀 것”이라며 “당시 한 언론에 칼럼을 쓸 때는 ‘재창당’ 논쟁이 뜨거울 때로, 저는 재창당은 전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줄세우기, 돈봉투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다른 의원들은 고 의원의 전력을 문제삼으며 토를 달고 있다. 고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양아들’로 불릴 정도로, 깊숙이 몸을 담고 있던 친이계 인사다.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얽힌 BBK사건 당시 가장 바쁘게 돌아다니며 일한 충성파다. 그런 그가 왜 친이계에 칼을 겨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 의원의 폭로를 두고 다양한 음모론도 쏟아진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고승덕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폭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대위나 친박계가 이를 잘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 의원이 자신의 공천권을 노린 무리수를 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박희태 국회의장을 노린 것은 ‘서초을 공천전쟁’이 불거져 나온 것으로, 박 의장의 먼 친척인 고향 후배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이 서초을 출마를 노리자 폭로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반면, 고 의원의 폭로를 ‘어쩌다 보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때 누구의 양아들이라 불리던 고시남 고승덕 의원이 한나라당을 최종정리하는 역할을 할 줄이야. 하기야 자기도 스스로가 무슨 일을 한 것인지 모를 수도…”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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