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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먹은 벙어리 차량 경보장치 믿었다간 낭패
#지난 11월 전직 택시기사 A(46)씨는 40여차례 개인택시만 전문적으로 털다 경찰에 꼬리가 밟혔다. 서울 구로, 금천, 마포, 영등포 일대에서 무차별 절도행각을 벌여 온 A씨는 차량도난경보장치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했다. 일반차량의 경보장치는 도어잠금장치로, 누군가 강제로 차문을 열려고 시도할 경우 경보를 울린다. A씨는 과감하게 유리창을 깨고 차량 속으로 몸을 반쯤 집어넣고 물건을 꺼내는 수법을 이용했다.

차량도난경보장치의 허점을 이용한 절도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차량 소유자들이 이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고 범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 부담이 들어 대책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공장에서 막 출고된 자동차는 이모빌라이저와 도어잠금장치가 탑재된 리모콘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리모콘에는 도어열림 경보장치가 장착돼 있어 강제로 차문을 열려고 할 경우 경보음이 울려 도난예방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량 소유자들이 단순한 도어열림 경보장치와 애프터마켓(물건이 판매된 이후 그 물품과 관련해 발생하게 되는 여러 가지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에 착안해 형성되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경보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차량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량 구매자가 매뉴얼을 잘 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자동차 OEM(순정제품) 경보기는 충격 감지센서를 이용하지 않고 도어열림 센서만 작동한다. 그래서 리모콘으로 문을 잠근 후 키로 문을 열었을 때 경보기가 작동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티스토리 자동차전문 블로그 ‘사진 그리고 자동차 이야기..’의 운영자는 “경보기능이 떨어지는 ‘단순 도어열림 경고장치’를 경보기라 생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운영자는 “애프터마켓에서 충격 감지를 위해 충격ㆍ진동에 반응하는 센서를 탑재하면, 누군가 차에 충격을 가하거나 바퀴를 뽑으려 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경보기가 울려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충격 감지 기능을 갖춘 양방향 경보기를 설치하되 보안램프를 가진 제품을 사용하고, 주차는 폐쇄회로TV가 설치된 밝은 곳에 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블랙박스를 이용한 예방책으로는 2채널(전ㆍ후방) 이상의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24시간 촬영모드 상태로 주차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차량 자체 배터리로는 전원공급을 지속하기 어려워 추가 배터리를 장착해야하고, 아직 국내에서 내구성과 신뢰성 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설치가 쉽지 않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충격감지 경보장치는 소음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아파트 등 공동생활을 하는 국내 주차상황에는 맞지 않아 국내업체들이 따로 순정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며 “국내 사용되는 충격감지 경보장치는 대부분 미국 등지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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