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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형제국 터키와의 외교, 통 크게 나서야
한ㆍ터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올해 상반기 안에 맺고, 200억달러 규모의 터키 원전 건설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터키를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5, 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압둘라 귤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하고,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과 더불어 각별했던 양국관계가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하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및 자원,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의 전략적 제휴는 물론 중동과 유럽 관문에 새 기지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양국 간 FTA의 쟁점은 관세철폐 시기다. 터키로선 한국이 ‘형제의 나라’답게 양보의 미덕을 보여 달라는 입장이다. 자국 제품의 한국 수입관세 철폐를 통해 수출량을 늘려 심각한 무역역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이 정도는 원전 건설 사업과 연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로선 터키가 EU와 FTA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관세동맹을 맺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한국은 터키에 휴대전화 등 50억8000만달러를 수출했고, 농수산물 등 8억달러를 수입했다.

원전사업 진출도 미래지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터키 정부 지급보증, 전기요금 등의 이견을 합리적으로 풀기 바란다. 2년 전 합의에 실패, 터키가 일본으로 방향을 돌렸다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다시 우리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해서 여유 부릴 입장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사상 최대 빅 매치로 꼽힌 400억달러짜리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성공한 뒤 자만하다 요르단, 베트남 등에서 프랑스, 일본에 연패한 경험을 잊어선 안 된다. 미국, 중국 등 경쟁국들은 자금과 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신흥시장 진출에 혈안이다.

터키의 강점은 유럽, 아프리카, 중동을 잇는 3각 교두보인 데다 제3세계 나라들과도 친밀하다. 따라서 시장 외연확대를 위한 최적의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17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공사에 터키 건설업체들을 우선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의 강점인 플랜트 등 고부가 분야와 터키의 토목기술을 접목한 동반진출을 노려볼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세계 굴지기업들이 터키에 생산, 유통 거점기지를 괜히 세운 것이 아니다. 터키와의 통 큰 외교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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