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통령 기자회견> 물러설수 없다... 공세 수위 높인 MB
이명박 대통령의 22일 특별기자회견은 ‘방어’에서 ’공격’으로 방향타를 바꾸는 신호탄이다. ’미래 권력’(차기정부)에 의해 ’현재 권력’(이명박 정부)이 부정당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향후 1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르고 갈 것은 자르고 가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FTAㆍ제주해군기지 등에 대해 노무현 정부 인사들과 민주통합당의 말바꾸기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고ㆍ소ㆍ영’등 인사난맥상에 대해 ”의도가 없었다“고 밝히는 등, 여론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 향후 정치공방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여만이다. 4ㆍ11총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정치권과 연일 전선(戰線)을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이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친인척 측근비리를 비롯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反)포퓰리즘 등 현안들에 대한 진솔한 해명과 명확한 의지를 밝혀 ’공격적인 소통’으로 물꼬를 틀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 기자 여러분의 질문을 국민의 목소리로 생각하고 진솔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이날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제1원칙에 충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미 FTA와 여야 불문하고 포퓰리즘에 깃댄 선거공약에 쐐기를 박은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핵심 정책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바로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여기엔 두가지 뜻이 담겨 있다. 우선은 한미 FTA 등 ’현 정부 비판론’의 핵심은 ’현재 권력’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기의식이 담겨 있다.

한 편으론 포퓰리즘 공약 등 국민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안들의 경우엔 공을 정치권과 미래 권력에 넘겨 향후 1년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FTA 폐기 주장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논란 등에 대해서도 "(전 정부)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추진했던 분들이 반대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며 "이 모든 것을 취소하고 폐기하면 국가 미래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또 "이들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논리로 싸울 문제가 아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명숙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 등이 과거에 이들 사안에 대한 언급을 상기시키는 등 우회적인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또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무난히 극복하는 등 현정부에 대한 공과도 명확히 했다. "취임할 때만 해도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생각했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현장을 다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모든 사항을 꼼꼼히 점검했다"고 말한 대목은 정치권과 국민들의 평가가 인색한 것에 대한 항변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또 ’고소영’으로 대별되는 인사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5년 단임 임기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냐는 관점에서 정책을 잘 이해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함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특정지역이나 학연을 갖고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