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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정치 아닌 정치가 너무 역겹다

  • 기사입력 2012-03-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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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산중 정치수다

보수ㆍ진보 모두 혐오대상

정치타산 앞에선 손잡는

역겨운 정치 이젠 굿바이


3ㆍ1절 덕에 친구 몇이서 청계산을 올랐다. 공무원, 교수, 전직 경찰 등 멤버들은 다양했다. 때가 때인지라 자연스럽게 정치 얘기가 쏟아졌다. 늘 그렇듯 좌중 누군가의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다짜고짜 단순물음이 정치 수다의 출발신호가 된다. 점잖게 “정치는 생물”이라고 해봤다. 바로 옆에서 대뜸 괴물이라는 응수가 나왔다. 초반부터 짐작보다 강도가 높다. 말의 성찬은 8부 능선도 아랑곳없이 쏟아졌다. “럭비공처럼 생겨먹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말에 “식성은 잡식 중의 잡식”이라는 맞장구도 들린다. 

정상에서도 상황은 이어졌다. “개혁도 먹고 쇄신도 먹는다. 부패도 비리도 먹고 돈봉투도 삼킨다. 기질은 천방지축이다. 부표처럼, 철새처럼 이리저리 떠다닌다. 자학적인 데다 가학성마저 갖춰 해머와 쇠톱, 방망이와 최루탄을 곧잘 휘두른다. 코미디에 능하고 거짓엔 도사 방석이 아깝지 않다. 거드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산 길에도 정치는 소금 세례를 받은 미꾸라지처럼 50 중반의 친구 녀석들의 쉰소리를 타고 요란을 떤다. “18대 국회라는 정치는, 그 눈과 귀의 활용도를 도무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못 볼 것을 보고도 똑같은 행위를 서슴지 않는 무신경에다 온갖 비난과 혐오, 욕설에는 닫아버리는 독보적인 자율신경을 갖췄다. 한 입 두 말은 잡식 그대로다. 하천도 도랑도 없는데 다리를 놓겠다던 유전적 거짓 DNA는 퍼주기식 복지 형질로 변신했다. 생태학적으로 어물쩍 생겨났다거나, 바람의 자식이거나, 어둠의 소생일 것이다. 천둥 설에 번개 설에 도무지 알 바 없다.”

한국정치의 태생적 한계에 거품 물던 한 친구의 고집은, 전원 동참의 하산 뒤풀이로 이어졌다. 정치가 어느새 이종번식하듯 술상에 올랐다. “보수라는 놈은 터에 대한 회귀 본능이라도 강하지만, 진보라는 녀석은 야영 기질이 강해 거의 탈레반 수준이다. 보수는 군불 하나만으로도 슬그머니 되돌아올 정도로 어리석다. 진보는 동지애나 의리보다 보증이나 계약서를 더 앞세운다. 보수는 어눌함을 순진함으로 착각하고, 진보는 많은 말이 단점인지를 모른다. 한쪽이 무덤덤한 제조업이라면 다른 한쪽은 튀는 IT기업이다. 어리석으면서 바보인 줄 모르고, 똑똑하지 못하고도 천재인 척한다.”

밤이 이슥하도록 이어진 정치 혐오는 우리들만의 얘기일까.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 당대표 경선 시절 돈봉투를 살포한 것은 나라 망신에 가깝다. 여기에 검찰의 서슬 퍼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민주통합당 쪽에서는 지역예선전 단계부터 금품 수수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도처에서 그칠 줄 모른다. 급기야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 동구에서 며칠 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추적을 받던 불법 용의자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지역민들이 “사람 죽이는 정치 그만하라”며 공분한다. 공천되면 자동판매기처럼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정치의 원초적 폐단의 결과다. 이러고도 정치가 멀쩡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서로에게 험구하던 여야가 볼썽사납게도 엊그제는 한통속이 돼 초대형사고를 쳤다. 299석인 의원 정수를 고작 1석 늘린 것이 뭐 그리 대수냐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헌법은 의원 정수를 200석 이상으로 규정하나 여기엔 200명 이내를 유지하라는 지엄한 법적 의미가 담겨 있다. 1948년 제헌국회 이래 총검을 앞세웠던 군사정권도, 남산더러 돌아앉으라고 호통 칠 정도의 ‘3김정치’도 건드리지 못한 사안이다. 현역 동료 살리려고 무리수를 두다 보니 다른 지역구의 동을 쓱싹 잘라 옆 지역구로 갖다붙인 경우도 여럿 된다. 장르로 따지자면 블랙코미디다. 이러니 응당 있어야 할 올곧은 이들은 정치를 떠난다. 정작 떠날 자들이 추악의 난장을 떠는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닌 것이다. 정치가 너무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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