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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탈북자 인권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지난 4일 열린 탈북자 북송 반대 콘서트는 50여명의 참여 연예인과 1000여 탈북 새터민들의 눈물바다였지만 그 메아리는 지금 나라 안은 물론 온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번져가고 있다. 생존과 자유를 향한 목숨 건 탈북이 체제와 이념의 장벽에 가로막혀 허망하게 좌절되고 인권과 생명이 유린되는 처절한 현실을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너무 오래 외면해왔다. 이념 때문에, 외교 때문에, 때로는 무책임과 비겁함 때문에 이 절실한 오늘 우리의 문제를 남의 일처럼 여기고 애써 못 본 척 외면해온 것이다.

MB정권 들어서도 탈북자 인권이 근본적인 개선 없이 방치돼온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 체제 전환 이후 더욱 가혹해진 탈북자 단속과 함께 절박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데 정부도, 국회도, 사회도 속수무책 무사안일로 일관해왔다. 유엔이 나서고 미국 의회가 탈북자 북송 청문회를 여는 등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와 국회는 변변한 목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그러나 보다 못한 한 야당 여성의원이 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동료의원과 사회지도층이 중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동안 뜻 있는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줄을 이어 집회시위에 동참했다. 심지어는 어린 학생들까지 북송 중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씨가 “탈북자 생명이 천성산 도롱뇽보다 못하냐”는 절규에도 박근혜, 한명숙 대표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가. 탈북자 구하기에 나선 연예인들의 목소리 그대로 이들은 인권과 생존권의 문제일 뿐 그 어떤 정치적 이념적 색채도 가미해선 안 되는 휴머니즘의 세계다. 걸핏하면 인권과 촛불을 들고 나오던 그 많은 진보주의자ㆍ시민단체들은 다 어디로 숨었으며, 북한 주민의 기아와 고통을 돕자던 시민운동가들은 어디 있는가. 소신도 용기도 없는 여야 지도층이나 조용한 외교의 미명 뒤에 숨은 비겁한 한국정부 태도에 비하면 단식농성장을 찾아 탈북자들을 위로한 안철수 교수의 용기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그의 말처럼 인권과 사회적 약자 보호는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가치다. 사회지도층과 정부 당국이 귀담아야 할 오늘의 코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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