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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물 건너간 ‘공천 혁명’, 공은 유권자에게
4ㆍ11 총선에 대비한 여야 공천작업이 완료됐으나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비생산적이었던 18대 국회였기에 전면 물갈이라는 대다수 국민의 바람은 결국 수포가 됐다. 과거에 비해 현역의원 교체비율이 다소 높아지긴 했어도 새 인물보다는 대선구도를 염두에 둔 특정 세력에 방점이 집중됐고, 그나마 바꾼 곳도 쇄신이 아닌 교체에 급급했다. 전직의원, 정당인, 지자체장 등이 대신 들어서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새누리당은 120석 이상으로 제1당을 노린다지만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현역의원 42% 교체에도 정치적 성향에 호불호가 지나쳤다는 평가다. 친이계 85명 중 43명이 탈락한 대신 친박세력은 배 이상 두터워졌다고 볼 수 있다. 당 안팎의 불협화음이 외부의 적 이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당내 비판이 거센 이유다. 성 파문 등 결격자들을 공천했다 취소하는 등 부실공천이라는 비난도 자초했다. 비례대표를 통해 전문성을 대거 확보한다지만 당의 구심점이 될 정책을 실현할 인물들이 빈약해 보이는 것은 시급히 보완할 과제다.

민주통합당은 제1당을 목표로 하되 잘만 하면 과반의석도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변수로 택한 통합진보당과의 전략적 연대가 약일지 독일지는 불분명하다. 국회 최루탄 투척, 해적기지 발언을 공유해야 하는 부담이 우선 크다. 호남지역 물갈이 편중으로 텃밭 분열이 극심하고 비리전력자 공천 등으로 후유증이 심각하다. 지나친 친노세력 영입과 특정 인맥 심기로 구태를 벗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전망이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의 국민 경선은 차떼기 조직 동원 등 부정과 비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선거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공천이 부실로 끝난 이상 유권자들의 선택은 더 분명해졌다.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 있는 이들을 탈락시키는 것도 큰 책무가 됐다. 접전지역이 100여곳이 넘다 보니 이미 선거범죄 입건자가 지난 18대 총선 때 같은 기간의 2배를 넘는 500명에 이른다. 구속자는 19명으로 6배나 되고, 흑색선전은 4배, 금품살포사범은 3배를 넘었다. 정치가 저급의 길을 가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이제 공은 유권자에게 넘어왔다. 앞으로 남은 20여일은 결코 짧지 않다. 두 눈 부릅뜨고 옥석 다루듯 옳고 그른 정당과 후보자를 가려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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