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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범죄 vs 한국인 범죄, 뭐가 더 많을까?
"외국인ㆍ불체자가 범죄의 온상이라구요?"

[헤럴드경제=김재현기자]중국동포인 오원춘(42)의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에 따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을 위험시 하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이 성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외국인, 그중에서도 불법체류자는 범죄의 온상일까?

실제로 나타난 범죄 통계는 정반대의 진실을 얘기하고 있다.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의 범죄율이, 외국인 중에서도 합법체류자보다는 불법체류자의 범죄율이 오히려 더 낮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년간 한국에서는 총 178만 4953건의 범죄가 일어났다. 이를 통계청의 인구 추산 4976만여명에 대입하면 국내 범죄율(전 국민중 범죄자 비율)은 평균 3.58%가 나온다. 전 국민 100명 중 3.58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경찰 신세를 진 적이 있다는 뜻이다. 이중 가해자가 외국인인 경우는 2만 2543명으로 2010년 한국거주 외국인수 126만 1415명에 대입하면 외국인범죄율(전체 외국인중 범죄자의 비율)은 1.78%가 된다. 단순히 말하면 당신이 만난 외국인이 범죄자일 확률보다는 만난 내국인이 범죄자일 확률이 약 2배가량 높다는 얘기다.

물론 국내범죄율은 입건수가 기준이며, 외국인범죄율은 범죄자수를 기준으로 통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입건수보다 범죄자수가 더 많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격차는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진 않는다. 2인이상이 함께 범행을 저지를 경우 사건 1건당 범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합법체류자와 불법체류자를 비교할 경우에도 편견과 사실은 거리가 멀다. 2010년 합법체류자 109만 2900명이 저지른 범죄는 2만 636건으로 합법체류자의 범죄율은 1.88%인데 반해 불법체류자는 16만 8515명이 1907건의 범죄를 저질러 범죄율이 1.13%에 불과하다. 경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법체류자의 경우 단속에 걸리면 바로 강제추방되기 때문에 오히려 시비가 붙어도 맞서지 않은채 한대 맞고 사건을 끝내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범죄자의 범죄수는 적어도 강력범죄는 외국인들이 더 많이 저지른다는 것도 ‘편견’에 불과하다. 살인ㆍ강도ㆍ강간의 3대 강력범죄만 고려할 경우 2010년 기준 국내범죄는 2만3880건을 기록중이다. 범죄율 0.047%로 인구 10만명당 47명이 강력범죄를 저지른 셈. 이 중 외국인 범죄는 559건으로 범죄율은 0.044%로 약간 낮다.

구체적으로 볼 경우 외국인은 살인(0.007%)비율이 국내범죄(0.002%)보다 3.5배 높지만 공동폭행, 도구사용, 조직폭력등이 해당하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법률위반의 경우 5885명(0.56%)로 국내범죄(29만2347건ㆍ0.58%)보다 미세하게 낮다. 강간범죄의 경우 외국인 범죄는 255건(0.002%)로 국내범죄 4409건(0.008%)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해 절반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범죄가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되고 이를 반복적으로 접한 사람들이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선입견이 오히려 외국인의 한국 정착을 방해하고, 이들을 좌절시켜 범죄의 길로 유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닳아야 한다”고 말했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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