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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커 이동율, 수십억 로비자금 마음대로 주물렀다
파이시티 로비자금 어디로 흘러 들어갔나
檢 로비자금 61억여원 추정…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21억5000만원만 흐름 파악…그중 10억은 이씨가 빼돌려

검찰 나머지 40억 추적집중…일부인사 대상 내사 착수

제3의 인물 존재땐 큰파장



‘파이시티 인ㆍ허가 비리 사건’의 브로커 이동율(61ㆍ구속) 씨가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 건네받은 로비자금 수십억원을 떡 주무르듯이 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가 브로커 이 씨를 적잖이 신뢰하고, 파이시티 인ㆍ허가 로비를 상당 부분 의지한 결과다. 검찰은 로비자금 규모가 61억여원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이 중 2005년 하반기 브로커 이 씨가 해외 체류 중이어서 최시중(75)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직접 1억원을 현금으로 전달한 것 외에는 모두 브로커 이 씨가 요청해 자금을 가져갔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이 같은 규모의 비자금 중 아직 흐름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30억원가량이 정권 고위 실세, 인ㆍ허가 업무와 연관된 고위 공무원 등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이미 혐의가 짙어진 최 전 위원장, 박영준 전 차관 외에 ‘제3의 실세’ 존재가 수면 위로 부상한다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정권 실세로 파고든 로비스트 이동율=이 전 대표도 건설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베테랑이었다. 인ㆍ허가 분야 공무원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전 대표도 파이시티 인ㆍ허가에서는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했다. 이때 구세주를 자처하며 등장한 것이 전 직장 대우건설에서 함께 근무하던 브로커 이 씨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004년 12월 인ㆍ허가가 쉽지 않아 보이니 당시 현직이던 최 전 위원장을 통해 도와주겠다며 이들 간 만남을 주선했다. 또 2005년 1월에는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재직하던 박 전 차관도 소개했다.

정권 실세와 안면을 튼 이 전 대표는 직접 이들과 만나면서 권력의 힘을 체험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10년 10월께 횡령 사건에 연루된 이 전 대표가 찾아가자, 즉석에서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며 보는 앞에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이 전 대표가 한 번 더 찾아가 파이시티가 우리은행에 사업권을 빼앗기게 생겼다고 하소연하자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에게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어 “살펴봐 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정 안 된 30억여원 어디 갔나=검찰은 파이시티 로비자금 61억여원 가운데 40억여원의 행방을 찾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확인된 21억5000만원 가운데 10억원은 이 씨가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검찰 진술 과정에 “박영준 전 차관에게 전달하려 했던 돈 10억원을 자녀 전세자금 등으로 썼다”며 실토했다.

검찰은 우선 확인된 로비자금 외에 수억여원이 최 전 위원장 측으로 더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의 금품 수수액수가 5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브로커 사건의 전형적인 특성상 이 씨가 로비자금으로 건네받은 금액 중 상당액이 최 전 위원장 측근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검찰은 최소 20억여원은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 외의 다른 정치권 실세나 인ㆍ허가 관련 고위 공무원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 씨 비망록에 적힌 정치인의 금품 수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 씨와 이 전 대표 진술 과정에서 드러난 제3의 인물들에 대한 금품 수수 증거를 확보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현재 거명하기는 곤란하지만 필요하면 일부 인사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사 중임을 시사했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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