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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날뛰는 권력비리, 맥 못 춘 단속 시스템
이명박 대통령(MB)의 형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저 흔한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의 하나쯤으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이 전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가 사실이라면 가중처벌이라도 하자는 것이 국민적 요구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민간인 사찰 등 일련의 정치적 사건에 대한 ‘물수사’ 비난을 만회하기 위한 기회 차원 그 이상의 소명의식을 가지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와는 별개로 대통령 주변 관리를 책임진 내부 시스템의 일대 점검도 차제에 철저하게 이뤄져야 마땅하다. 이 정부 들어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중 갖은 비리로 이미 법망에 걸렸거나 순번을 기다리는 이들을 꼽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처지다.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비리와 부정의 싹을 방치한 결과다. 그렇다고 근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경고음이 장시간 울렸음에도 번번이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묵살한 정황이다.

이 전 의원을 지칭,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이 버젓이 나돈 것은 임기 시작 반년 만의 일이다. 출발부터 불량했다는 증거다. 이어 영포라인(영덕ㆍ포항 인맥)에다 고소영(고대ㆍ소망교회ㆍ영남)이라는 비아냥이 세간에 줄기차게 나돌았다. 이 전 의원이 ‘영일대군’으로, 또 다른 MB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대군’으로, 이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왕차관’으로 통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인사난맥과 비리의 근원이나 다름없다.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수신(修身)이나 치국(治國)을 굳이 거론할 것도 없이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우선 대통령 주변 비리를 감시ㆍ예방하는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가 번번이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인물로 채워진 것부터가 잘못이다. 또 친인척 관리를 담당하는 민정1비서관은 이 전 의원 측근, 검찰 몫인 민정2비서관 역시 부패와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인물들이 주로 기용됐다. 정상적이라면 민정수석은 차치하고라도 실무 비서진만큼은 결기가 분명한 냉혈파들로 꾸렸어야 했다.

더 늦기 전에 전방위 차원의 청와대 기능 점검이 있어야 한다. 차기 정부를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아울러 대통령 취임선서에 친인척 및 측근비리 근절 다짐을 명문화하는 것이 옳다. 임기 중 몇 차례 중간점검을 하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토록 해야 한다. 저명인사 위주로 인사심의기구를 구성하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야당이나 시민단체 참여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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